일러스트=챗GPT 달리3

A씨는 주방에 가스 불을 켜둔 채 외출하는 일이 잦아졌다. 기억력도 떨어져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외출하거나, 약속 시간을 깜빡하기 일쑤다. 치매가 의심된 A씨는 최근 구에서 운영하는 한 치매센터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았다. A씨가 가입한 건강보험 상품에 치매 상담을 제공하는 메디케어 서비스를 이용한 덕분이다. 검사 결과 A씨는 치매가 아니었지만, 매년 검사를 받을 계획이다.

가족력으로 대장암이 있는 B씨는 소화불량·복통과 함께 혈변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과에 방문해야 할지, 외과를 찾아야 할지 아리송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봐도 다양한 의견이 있어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결국 B씨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가입한 보험의 메디케어 서비스를 이용, 상담을 통해 관련 분야 명의를 안내받고 병원 예약까지 한 번에 마칠 수 있었다.

보험은 아파서 병원에 다녀온 뒤 치료 비용을 보상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의료상담 등을 제공하는 메디케어 서비스 덕분에 건강관리까지 가능한 종합 상품으로 진화했다. 과거에는 고액의 보험료를 내는 고객에게만 제공되던 서비스인데, 최근에는 고령화 시대 필수 서비스로 급부상하면서 폭넓은 상품에 탑재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가입한 보험의 메디케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의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군의 날인 지난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진료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메디케어 서비스는 보험사별 상품에 따라 다양하다. 초기에는 고객의 건강관리를 보조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의료전문가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수준까지 확장됐다. B씨처럼 특정 증상을 겪을 때 어떤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지부터, 관련 분야 명의가 누구인지까지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병원 예약과 방문이 쉽지 않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보험사 서비스를 통해 병원 예약을 맡길 수 있고, 어려운 의학용어를 쉽게 설명해 줄 간호사 등과 함께 병원 진료를 받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일부 보험사는 차량으로 고객을 집에서 병원까지 데려다주는 에스코트 서비스도 내놨다.

일부 상품의 경우 암·뇌·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에 진단됐을 때 가사도우미를 제공한다. 우수고객인 경우 보험사와 제휴된 병원에서 건강검진 우대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이제 보험은 우연한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받는 상품을 넘어 종합 건강관리를 도와줄 상품으로 진화한 셈이다.

실제 교보생명은 2020년부터 ‘케어(Kare)’ 서비스를 통해 병원 안내와 예약 대행, 간병인 매칭, 마음케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KB손해보험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운영하는 오은영 아카데미와 제휴해 자녀에 대한 기질검사·애착검사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녀보험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어린이보험의 강자로 손꼽히는 현대해상은 2022년부터 이유식 상담서비스와 24시간 자녀 건강상담 등 메디케어 서비스를 확대했다.

보험 플랫폼 보닥의 강인혜 매니저는 “보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상품에 메디케어 서비스가 탑재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서비스를 십분 활용하면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보닥은

마이데이터와 AI 기술에 기반한 ‘인슈어테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으로, 누적 다운로드 130만명과 누적 중개액 5000억원을 돌파한 보험 플랫폼이다. 보험 분석과 진단 후 결과에 대해 보닥플래너와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손해사정사와의 비대면 상담과 건강검진을 바탕으로 한 영양소 추천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