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2시 일산 위브더제니스 단지 내 상가인 제니스 스퀘어 2층 전경. /박지윤 기자

특산물 임장은 ‘특별한 부동산 매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전국 각지의 부동산 매물을 소개하고, 인근 시세에 비해 가격이 낮거나 높은 이유에 대해 분석합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동네의 부동산 매물을 살펴보고,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부동산 투자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드리겠습니다.[편집자주]

지난 20일 오후 2시 수도권 지하철 경의중앙선 탄현역 2번 출구에 내리자마자 ‘일산 위브더제니스’ 단지 내 상가 ‘제니스 스퀘어’로 바로 이어졌다.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 제니스 스퀘어에는 스타벅스를 비롯한 브랜드 카페부터 다양한 음식점과 마트, 쇼핑몰, 볼링장, 롤러스케이트장, 스크린골프연습장 등에는 방문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주말을 맞아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은 신혼부부나 중‧고등학교 학자녀들과 함께하는 중년부부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보였다.

일산 위브더제니스는 경기도 일산의 구도심인 일산서구 탄현동에 들어선 최고 59층, 2700가구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다. 단지는 탄현역과 바로 이어지고 대규모 상가까지 갖춘 만큼 230m 높이의 위용을 자랑하며 탄현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손꼽히고 있다. 전용 59~170㎡ 모든 주택형이 방 3개 화장실 2개로 면적만 다르기 때문에 1인가구부터 대가족까지 수요층이 다양한 것도 랜드마크 단지의 입지를 공고히하는 요소 중 하나다.

서울 여의도, 광화문, 서울역 등 강서, 강북권에 회사가 있는 직장인의 경우 단지에서 직장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대중교통으로 1시간 안팎이다. 주차 공간도 가구당 1.8대를 확보해 넉넉한 수준이다.

“죄송한데 먼저 집 보러 오신 분들이 많아서 잠시 옆에서 대기해주시겠어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소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단지 인근에 있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서도 일산 위브더제니스에 대한 상담을 받으려는 방문객들이 대기 중이었다. A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여러명의 직원이 각각 전화 상담, 대면 상담을 하느라 새로운 손님이 왔는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바쁜만큼 다른 고객들과 함께 아파트를 봐야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여의도, 광화문, 서울역에 직장을 둔 젊은 분들이 전세나 매매를 많이 찾는다”며 “탄현역 초역세권 단지에다 저층, 고층 각각 최소 4대씩 운영하는 엘리베이터부터 층 복도마다 설치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나 사우나, 필라테스, 실내골프연습장까지 보고 나면 계약을 망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오후 3시 일산 위브더제니스 단지 입구 전경. /박지윤 기자

단지는 올해 매매 거래가 100건 가까이 이어지면서 고양시 일산서구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경기도 거래량으로는 12위를 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24일 현재 기준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 거래는 ▲59㎡ 30건 ▲94㎡ 22건 ▲119㎡ 4건 ▲120㎡ 22건 ▲145㎡ 14건 ▲170㎡ 4건 총 96건이다.

아파트 매매가격도 중소형 면적을 중심으로 올라가고 있다. 전용 59㎡는 지난해부터 올해 4억원대에서 거래되다가 이달 7일 47층 매물이 5억25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5억원대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2억원 후반대에서 3억원 초중반대에 형성됐던 전셋값이 최근 3억원 후반대로 뛰면서 매매가격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용 94㎡ 역시 전셋값이 3억원 중반대에서 최근 4억원 중반대로 상승하고, 5억원대에 머무르던 매매가격도 6억원 중후반대까지 올라갔다.

다만 대형 면적은 아직 중소형 면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 더딘 상태다. 아직 경매 매물 소화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층수 높낮이와 날개형, 기본형에 따라 달라지는데 전용 119㎡는 6억~7억원대, 전용 149㎡는 7억~8억원대, 전용 170㎡는 8억~11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3시 일산 위브더제니스 단지 중층에서 바라본 탄현동 일대 전경. /박지윤 기자

일산 위브더제니스는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시공을 맡았던 두산건설을 휘청이게 한 대표 사업장 가운데 하나다. 고급 아파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두산건설이 야심차게 3.3㎡당 2000만원대로 분양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009년 단지 분양 당시 단지 95%가 미분양됐다. 이후 11년 만인 2020년 12월에 들어서야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과거 미분양이 심했던 단지라는 인식 때문에 일산 위브더제니스가 가지고 있는 편리성, 교통접근성에 비해 그동안 저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의 수요 대비 주택 공급 부족,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양질의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 지역으로 번져나가는 분위기”라며 “대규모, 초역세권,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매매 가격 상승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