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왼쪽)이 지난 8일 일본 도쿄 재무성에서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산공개 대상인 중앙과 지방 고위공직자 1975명 가운데 1위는 494억5000만원을 신고한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1위였던 조성명 강남구청장(489억원)은 2위로 내려앉았다. 이어 변필건 대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438억8000만원), 김동조 비서관(329억3000만원), 김성수 경기도의회 의원(259억7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8일 행정부 소속 정무직,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국립대학 총장, 공직유관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시도 교육감 등의 재산 내역을 공직윤리시스템(PETI)과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대상은 중앙부처 778명, 지방자치단체 1197명이다.

1위인 최지영 관리관의 재산 대부분은 아내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이다. 최 관리관의 아내는 제일풍경채 2만3748주, 풍경채 20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주식 가치는 445억원3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이외에도 최 관리관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139.95㎡) 등 아파트 2채를 소유했고, 서울 용산과 세종에 전세권을 보유하고 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이 지난해 3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G20광장 주변과 테헤란로 일대에서 구민, 공무원, 기업체, 연예인 클린강남서포터즈 등 과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있다. /강남구청 제공

재산 2위인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1990년대 초 서울 강남구 도곡시장에서 D마트를 운영하면서 자수성가했다. 재산 대부분은 부동산이다. 조 구청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서울 양재동 대지, 인천 강화군·충남 당진 임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경기 고양시 일산구 오피스텔 등의 건물을 본인과 가족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최 관리관은 지난해 8월 국장에서 차관보(1급)로 승진하면서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면서 조 구청장을 제치고 전체 재산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중 재산 1위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74억8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윤 대통령 신고 재산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주택을 비롯해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명의 부동산과 예금이 대부분이었다. 아크로비스타 주택 가액이 지난해 18억원에서 올해 15억6900만원으로 감소하면서 재산도 2억1000만원 줄었다. 윤 대통령 본인 명의 재산은 은행 예금 6억3000만원이다. 급여 소득으로 지난해보다 1억원 늘었다.

김동조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이 과거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점핑위드러브(Jumping with love)' 사진전에서 특별 도슨트로 활동한 모습. 김 비서관은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씨티그룹 트레이더,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 등을 지낸 뒤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해 메시지팀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에 연설기록비서관으로 합류했다. /네이버 블로그 캡처

수석비서관급 이상 대통령실 참모진 중에서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1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비서관급까지 넓히면 김동조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비서관(329억3000만원)이 1위를 차지했다. 김 비서관은 종전 금액(118억9000만원)보다 210억원 늘었다.

김 비서관의 재산은 본인 소유 비상장주식(319억6000만원)이 대부분이다. 가족 회사로 알려진 한국제강 2만2200주, 한국홀딩스 3만2400주다. 한국제강은 1만4800주 늘었다. 작년에 신고한 비상장주식 가액은 106억원이었다. 김 비서관은 변동 사유로 “한국제강의 2023년 이익이 최근 3년 평균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최근 3년 이내 가장 실적이 좋지 않았던 2020년 실적이 가치 평가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평가 금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내각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종전보다 2억원 감소한 83억1000만원을 신고했다. 반도체 공학 석학으로 특허 수입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107억7600만원)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재산이 가장 많았다. 다만 이 장관 재산은 종전보다 40억9000만원 감소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예금으로 104억2000만원을 신고했는데 절반 가까이 줄었다. 대신 본인 명의 국채가 7억2000만원 늘었다고 신고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1월 4일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충북 출생아 수 증가와 각종 정책 추진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광역단체장 중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59억7000만원) 재산이 가장 많았다. 2위는 박형준 부산시장(56억원)이었다. 김영환 충북지사 재산은 지난해보다 67억3000만원 줄어 마이너스(-) 8000만원으로 신고됐다.

김 지사 측은 “2022년 서울 종로 건물 3채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재산신고가 이뤄져 등기 이전이 완료되지 않은 건물 소유권과 중도금이 이중으로 계상되어 재산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며 “이후 매도 계약이 해지돼 중도금을 반환하면서 65억원에 이르는 신규 채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건물은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재산공개 대상인 중앙과 지방의 고위공직자 1975명이 지난해 말 기준 본인과 가족 명의로 신고한 재산은 1인당 평균 19억101만원이다. 작년 신고액보다 평균 4735만원 줄었다. 재산공개 대상자 중 997명(50.5%)은 종전 신고 때보다 재산이 줄었고, 978명(49.5%)은 재산이 늘었다.

부동산은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산이 평균 8062만원 줄었다. 반면 주가 상승과 급여 저축 등으로 증가한 재산은 평균 3326만원이다.

재산 규모별로는 ‘20억원 이상’이 592명(30.0%)으로 가장 많았다. ‘10억~20억원’은 570명(28.9%), ‘5억~10억원’은 370명(18.7%), ‘1억~5억원’은 366명(18.5%), ‘1억원 미만’ 77명(3.9%)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