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전경.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에 대해 중단을 촉구했다.

조계종은 28일 종교평화위원장 향문스님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른바 정화(淨化)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점은 용서하기 어렵다”면서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정화 유시는 이 전 대통령이 1954년 5월 20일 ‘대처승(帶妻僧·살림을 차리고 아내와 자식을 거느린 승려)은 사찰에서 나가라’는 취지의 유시를 내린 것 등을 말한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정화 유시로 불교계에서는 비구승과 대처승 사이에 갈등 양상이 벌어졌다.

조계종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역사의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그가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 등에서 특정 종교에만 특혜를 주고 불교와 천도교 등 민족종교를 차별했다”며서 “(오 시장의 발언이) 시민과 불교계를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 관계 단절을 포함해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보탰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3일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이승만기념관) 건립 장소로 가능성이 제일 높게 논의되는 데가 송현광장”이라며 “지난번에 건립추진위원회가 서울시를 방문해 논의할 때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전제로 송현동도 검토하겠다고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