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스에듀가 지난해 26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에듀테크(교육과 기술을 결합한 것) 사업을 접는다. 이 회사는 1993년 개원한 청솔학원을 모태로 하는 온오프라인 교육 기업으로 수능 사회탐구 영역 인터넷 강의로 유명한 이지영 강사를 지난 2019년 영입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에듀테크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손실 규모가 학원, 인강, 출판에서 내는 이익과 맞먹자 빠르게 정리하고 본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새 먹거리를 찾던 교육업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든 에듀테크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종료

11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이투스에듀는 지난해 12월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서비스인 엘리펀을 종료했다. 서비스가 개시된 지 1년 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빠르게 퇴장하게 됐다. 엘리펀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아바타 튜터와 일 대 일로 상담하고 마이크로러닝(5분 이내 짧은 콘텐츠)과 라이브 강의 등을 이용해 학습하는 시스템이다.

이투스에듀 관계자는 “기존에 투자를 이어왔던 에듀테크 사업부를 올해부터는 중단 및 축소하고 학원과 출판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올해 이투스에듀의 목표는 내실 경영이다. 그간 부진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당초 이투스에듀는 메타버스 전문업체가 아닌 인터넷강의(인강) 업체로는 최초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했다. 메타버스를 바탕으로 질의응답서비스인 ‘큐리’, 성인 온라인 교육 ‘그로우’ 등을 연결해 전사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인강에서 메타버스가 적용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코로나19로 학원 매출이 타격을 입고, 신사업이 고전을 금치 못해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 1년 여 만에 노선을 바꾸게 됐다.

작년 12월 서비스가 종료된 이투스에듀의 메타버스 플랫폼 엘리펀./이투스 제공

◇ 작년 학원·인강·출판서 270억 이익 내고 에듀테크서 264억 손실

이투스에듀가 작년 5월 인강과 에듀테크를 주력으로 하기 위해 이투스교육에서 인적분할된 후 처음 공시한 연결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5~12월매출은 1158억원, 영업이익은 5억8000만원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학원(142억6000만원), 인강(44억6000만원), 출판(82억7000만원)에서 각각 흑자를 낸 반면 에듀테크 분야를 포함한 기타사업부에서는 264억2000만원의 손실이 났다. 에듀테크 사업이 아니었다면 이투스에듀의 영업이익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투스에듀는 올해부터 학원과 출판에 집중하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에듀테크 사업부를 중단 및 축소한다. 지난달 자회사인 그로우코퍼레이션은 클래스101과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실시간·양방향 온라인 강의와 학습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그로우(grow) 사업을 넘기로 했다. 비대면 자기주도형 학습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비’도 또다른 자회사인 교육지대에 흡수합병됐다.

반면 학원사업에는 사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청솔학원과 강남하이퍼학원 주요지점에 고등학생 대상인 수학전문관 5곳을 개설해 운영중이고 이를 중학생 대상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출판 자회사인 이투스북에서는 기존 중고등 영어교재 외에도 초등학생으로 영역을 넓혀 영단어집 등을 출판한다. 올해 초 부임한 정선욱 대표이사도 이같은 사업 방침에 따른 인사라는 평가다. 정 대표이사는 이투스에듀에서 학원사업을 총괄하던 O2O플랫폼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