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9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제대로 된 직업훈련 과정이 없었는데 원청 공동훈련센터에서 4주 컨소시엄훈련 용접 과정을 개설한다고 하여 교육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이 훈련으로 외국인근로자의 용접기술이 향상되고, 내국인이 고용되기 힘든 직무에 외국인이 숙련인력으로 장기 근속하게 되면 숨통이 좀 트일 것 같습니다.”
삼성중공업 사내 협력사 사업주

고용노동부는 15일 이같이 구직난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이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비전문 취업비자(E-9)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2021년 7월 20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 특수강 가공업체 굿스틸뱅크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를 하고 있다. /조선DB

고용부는 현재 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2박3일간 단기 취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동관계법과 산업안전 등을 가르친다. 여기에 대해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장기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가 대상인 별도의 훈련 과정은 없었고, 내국인 대상의 단기 교육(1~5일)에 외국 인력이 일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올해 상반기에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공동훈련센터를 통해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특화 훈련을 시범 운영한다. 이후 다른 업종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6개 조선사 외국인 근로자 1000~2000명을 대상으로 입국 초기 3~4주에 걸쳐 용접과 도장 등 조선업에 필요한 기술훈련과 산업안전 교육을 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언어 등 문화장벽을 해소하고, 조선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교육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장기유급휴가훈련제도를 활용해 임금의 일부를 지원하고, 외국인 맞춤형 훈련 과정을 개발한다. 숙식을 제공하고 통역비·번역비를 고려해 훈련비를 우대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우대 조치도 한다. 또 E-9 비자 직업훈련을 적극 시행하는 업종이나 기업에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한도를 상향하거나 고용허가서 발급시 가점 부여도 검토한다.

이밖에 장기근속 특례 인정을 위한 근속 요건 단축과 관련해 이번 컨소시엄훈련 시범 사업에 참여한 외국인 근로자를 우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E-9 외국인 근로자가 장기 근속 특례를 인정받을 경우 별도의 출국 업이 체류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고, 기업은 숙련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현대중공업 직업훈련 관계자는 “이번 E-9 대상 조선업종 시범 훈련을 통해 체계적인 직무훈련뿐만 아니라 한국 언어, 문화 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게 되어 외국인 근로자의 조기적응과 장기근속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재직 중 훈련도 강화한다. 현재 각 사업장에 재직 중인 E-9 외국인 근로자는 희망할 경우 주말 등을 활용해 자동차 정비나 용접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1146명이 훈련을 수료했다. 올해는 신규 훈련 직종을 발굴하고 참여 인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지 직업훈련도 강화한다. 지난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서 시범 시행한 송출국 현지 훈련은 2개월 용접 과정에 281명이 참여했다. 이중 한국어 시험에 합격한 152명을 최종 선발해 사업장 알선 중이다. 재직자 훈련 과정을 수료한 한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는 “주말을 이용해 자동차 정비를 배웠다”며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귀국해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9 비자는 국내 제조업이나 건설업, 농업, 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발급된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산업 현장의 인력난이 심해졌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좋아지자 정부는 E-9 외국인 근로자가 신속히 입국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E-9 비자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2019년 5만1365명, 2020년 6688명, 2021년 1만501명, 작년 8만812명이다. 올해는 12만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E-9 외국인 근로자가 산업 현장에서 필수 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외국 인력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장기 근속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한국과 송출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