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은현

문자 메시지 등을 활용해 휴대전화를 해킹하는 ‘스미싱’의 주요 타깃이 40~50대 남성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산하 치안정책연구소가 만든 보이스 피싱 예방 애플리케이션(앱) ‘시티즌 코난’ 가입자의 문자·앱·탐지정보 약 3964만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스미싱으로 의심되는 메세지 수는 14만4411개,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로 추정되는 전화번호 수는 약 1만5000개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406번의 스미싱과 250번의 보이스 피싱이 시도되고 있는 셈이다.

스미싱 문자를 수신한 사람 4만2495명 중 68.5%(2만9139명)는 남성이었고, 이 중 50대가 1만69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40대 남성(7710명)과 60대 남성(5968명)이었다.

스미싱으로 추정되는 메시지 중 81%(11만7581건)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을 해주겠다고 유도하는 사례였다. 이 유형의 스미싱은 오전 8시에서 오전 9시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허위결제 유도는 9237건, 택배·배송 사칭은 8030건, 지인 사칭은 5944건, 공공기관 사칭은 3560건 등이다. 모바일 청첩장을 가장한 스미싱도 59건 있었다.

보이스 피싱 전화번호 유형은 국제전화가 9469개로 가장 많았다. ‘010′으로 시작되는 번호가 3119건으로 뒤를 이었고, 서울 지역번호 ‘02′는 1117개였다. 기타 지역번호는 875개, 기관 대표번호는 822개로 집계됐다.

보이스 피싱에 활용된 전화번호 이용 일수는 ‘1일 이내’가 1만2793건으로 압도적이었고, ‘1주일 이내’는 2413건으로 나타났다. 특정 전화번호를 보이스 피싱에 활용한 뒤 1주일 이내에 변작 중계기를 이용해 다른 번호로 바꿔 또 다시 보이스 피싱에 나선다는 뜻이다.

한편 악성 앱 설치 시도는 두 달 동안 2만1536건으로 집계됐다. 88% 이상이 보이스 피싱을 위한 악성 앱이었다. 악성 앱 설치 시도 대상 또한 남성이 77.6%였고, 50대 비율은 전체 연령 대비 34.3%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실제 발생한 보이스 피싱 범죄 건수는 올해 상반기 1만2401건으로 피해 규모는 3068억원이다. 월 평균 511억원, 하루 평균 25억원 수준이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시티즌 코난은 휴대전화 내 설치된 악성 앱을 삭제해주는 ‘백신 앱’ 역할을 한다. 이번 분석은 치안정책연구소와 함께 시티즌 코난을 개발한 인피니크루가 진행했다.

이에 치안정책연구소는 내년 중 시티즌 코난을 한 단계 발전시킨 ‘폴리스 코난’을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히 악성 앱을 탐지해 삭제하는 기능을 넘어 보이스 피싱 범죄로 의심되는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파악되면 해당 휴대전화 인근에 위치한 경찰관에게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방식이다.

또 과거 피해자들이 경찰에 제출한 보이스 피싱 범죄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파일 등을 토대로 보이스 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분석하는 ‘보이스 피싱 빅데이터 수사 지원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