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 사는 최모(28)씨는 지난 7월부터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최씨는 “테니스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면서 “골프와 테니스는 고급 스포츠로 여겨지는데 골프보다 더 역동적인 테니스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처음 테니스 수업에 나간 날에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니 주변에서 너도나도 배우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일러스트=손민균

최근 테니스가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골프와 함께 고급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골프보다 비용은 저렴하면서도 운동량이 많아 젊은 층의 인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테니스 동호인들은 최근 2~3년 사이 실내 테니스 경기장이 늘어난 것도 2030 테니스 인구가 유입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직장인 이모(25)씨는 지난 6월 테니스에 입문했다. 일주일에 2회 강습을 듣는다는 이씨는 “주변에서 취미생활로 골프와 테니스를 많이 하는데 골프보다 돈이 적게 들고 운동량은 많아 보여서 테니스를 선택했다”고 했다. 이씨는 “테니스가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 같다”며 “테니스복 디자인이 예쁘고 소셜미디어에 올릴 사진 찍기 좋은 스포츠라는 점도 또래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테니스 강사들도 2030 테니스 열풍을 실감하고 있다. 27년차 테니스 강사 이덕희(54)씨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강습 대기자가 두배 정도 늘었다”면서 “대기자 대부분이 20·30대”라고 귀띔했다. 이씨는 “테니스의 인기가 높아져 요즘엔 주말 경기장을 예약하기 힘들 정도”라며 “공설 경기장은 보통 한 달에 두 번 인터넷으로 예약하는데 예약일 아침에 보름치 예약이 전부 꽉 찬다”고 전했다.

경기 평택시에서 테니스를 가르치는 정모(57)씨는 “한 주에 수강생 75명을 맡고 있는데 이 중 20·30대가 65명”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수강생이 직장인인 경우가 많아 평일 저녁시간을 찾지만 빈자리가 나지 않아 새벽 6시 수업반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테니스 인기에 관련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테니스 관련 물품 판매액은 지난해 2분기 판매액과 비교했을 때 18% 늘었다. 같은 기간 테니스 라켓 매출액은 0.2%, 테니스복 매출액은 10.4%, 경기 용품 매출액은 56.9% 뛰었다.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장은 “젊은 층이 소셜미디어에서 테니스 체험기를 공유하는 문화가 테니스 유행의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내 테니스 경기장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도 2030 테니스 유행을 부채질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