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의 대학로는 퇴근을 하고 연극을 관람하러 온 직장인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티켓 부스 앞에는 표를 구매하려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고, 아직 입장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공연장 앞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공연장 인근 카페나 음식점에도 더위를 피해 들어온 관객들로 가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이뤘을 당시 대학로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공연업계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공연을 하지 못하거나, 비대면 공연으로의 전환을 하기도 했다. 대학로도 텅 비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연극 티켓을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채민석 기자

오랜만에 대학로를 방문한 관객들은 ‘대면 공연이 그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약 2년 만에 친구와 함께 연극을 관람하러 왔다는 직장인 서모(29)씨는 “그동안 코로나 감염이 걱정돼서 연극을 보지 못했었는데, 예전보다 확산세도 잦아들었고 날씨도 더워진 참에 실내에서 연극을 관람하기로 했다”며 “2년 전보다 확실히 대학로가 활기찬 것 같다. 앞으로는 못 본 연극을 몰아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연극 배우 유모(28)씨는 “작년에는 적은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을 해 출연진들이 호응을 이끌어내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며 “올해 들어서는 관객도 늘어나고, 그만큼 호응도 많이 돌아와 공연을 할 맛이 난다. 요즘은 즐겁게 공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극 분야 티켓 판매 건수와 판매액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8일 공연예술 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22년 1분기 연극 티켓 예매 건수는 47만259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기록한 21만7527건 대비 약 118% 증가한 수치다. 티켓 판매액도 2021년 1분기에는 약 53억원이었지만, 2022년 1분기에는 약 8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연극의 성지’라고 불리는 대학로의 성장이 전반적인 업계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학로의 연극공연 티켓판매액은 2021년 1분기 22억7139만원에서 2022년 45억666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2022년 2분기에도 지난 1분기 대비 티켓 판매 수나 판매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관련 좌석 간 거리두기가 해제가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분위기는 상반기 매출 상승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연시장의 1분기는 지원사업 선정 발표를 기다리는 시기이자 단체 관람을 유치하기 힘든 전통적인 비수기라 향후 하반기 동향이 올해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추세라 관객들의 소비 심리가 다시 식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