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곳곳에서 비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의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이 900억원 정도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해 수방 및 치수 분야 예산은 4202억원이다. 2021년의 5099억원보다 17.6%(896억원) 줄어든 것이다.

치수 및 하천관리가 429억원, 하수시설 관리가 467억원씩 크게 감소했다.

수방 및 치수 예산이 줄어든 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합작품 성격이 크다. 서울시가 애초 편성한 예산 자체가 4450억원으로 전년대비 500억원 이상 줄었다. 여기에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였던 지난 서울시의회가 248억원을 추가로 삭감했다.

서울시가 추경 편성 시 수방 예산 292억원을 긴급 추가 편성했지만, 이번 재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시는 2010년 광화문과 강남 도시 침수 사건, 2011년 우면산 산사태를 겪으면서 수방 및 치수 예산을 확대해왔다. 우면산 산사태 직후 오세훈 당시 시장은 “10년간 5조원을 투입해 시간당 100㎜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수해 안전망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대심도 터널 공사가 축소되는 등 치수·수방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총 3조6792억원을 투입해 강남역 일대의 하수관거 개량과 유역분리터널 설치를 완료해 시간당 85㎜ 폭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증설했다”며 “총 45개 사업 중 40개 사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