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시민들의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등 이른바 ‘강남 3구’로 나타났다. 강남 3구는 주거환경을 비롯해 교육환경, 소득수준 등의 만족도가 높아 행복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은 최근 ‘시민행복 실태조사 및 전략과제 수립 학술용역’ 보고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서울시의 ‘2024 서울행복플랜’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쓰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울연구원이 직접 실시한 서울시민 행복 실태조사 결과다.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서울시민 7000명을 대상으로 행복도를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집단심층면접 조사 결과와 각종 행정지표를 합쳐 자치구별 행복도를 집계한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지난해 서울시민 행복도는 평균 6.18점이었다. 행복도는 가구소득이나 학력수준에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인 경우 행복도가 4.76점으로 가장 낮았고, 월 가구소득 700만원 이상인 경우는 6.77점으로 가장 높았다. 학력 수준도 마찬가지다. 고졸 이하의 행복도가 5.53점으로 가장 낮고 대학원 이상의 행복도가 6.79점으로 가장 높았다.

가구원수별로는 1인가구의 행복도가 5.72점으로 가장 낮았고, 4인 이상 가구의 행복도가 6.41점으로 가장 높았다.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이른바 ‘강남 3구’가 행복도 상위 3위를 싹쓸이했다. 강남구의 행복도가 6.53점으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6.51점), 서초구(6.50점)의 순이었다. 이외에 종로구(6.42점), 성북구(6.40점), 중구(6.40점), 용산구(6.37점)의 행복도도 높았다.

행복도가 가장 낮은 곳은 금천구였다. 금천구의 행복도는 5.70점으로 평균을 밑돌았고, 도봉구(5.82점), 동대문구(5.92점), 은평구(5.93점), 노원구(5.99점)도 5점대를 기록했다.

그래픽=손민균

자치구별 행복도는 생활환경, 안전, 교육, 경제력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지표들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지역이 전반적인 행복도도 높았다.

예컨대 주거환경 만족도를 보면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이 65점 내외로 가장 높았고, 반면 금천구가 포함된 서남권은 50점대 초반을 기록해 가장 낮았다. 대표적인 생활안전도 지표인 야간보행 만족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남구의 야간보행 만족도 점수가 67.7점으로 용산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는데, 반면 금천구는 49.8점으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40점대를 기록했다.

교육환경 만족도도 동남권과 서남권의 차이가 컸다. 다만 교육환경 만족도에선 서북권이 48.8점을 기록해 서남권보다 오히려 낮은 모습을 보였다.

소득수준도 자치구별 행복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고소득 가구(월 800만원 이상) 비율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았다. 고소득 가구 비율이 33.2%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강남구가 행복도도 가장 높았다. 반면 저소득 가구(300만원 미만) 비율이 높은 관악구(31.3%), 금천구(28.3%)는 행복도도 낮은 편이었다. 중구의 경우 저소득 가구 비율이 29.9%로 높은 데도 행복도는 높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픽=손민균

고소득 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은 소득에 대한 만족도도 대체로 높았다. 서울시 전체에서 자신의 소득에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17.9%였는데, 용산구(27.8%), 종로구(27.0%), 서초구(25.9%), 성동구(23.9%), 강남구(23.8%) 등은 평균 이상으로 소득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은평구(9.7%), 금천구(12.5%), 관악구(13.0%)는 소득만족도가 낮은 편이었다.

서울연구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행복도가 낮은 집단을 타깃으로 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1인가구, 청년세대, 40대가 주된 타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