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모(20)씨는 최근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가게인 베스킨라빈스 아르바이트에 합격한 이후 바로 유튜브로 ‘베라 알바 브이로그’를 검색했다. 아이스크림 세로 담기와 쉽게 푸는법 등 각종 ‘꿀팁’이 담겨있었다. 김씨는 “카페나 식당에서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미리 알 수 있어서 다들 꼭 브이로그를 본다”면서 “영상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훨씬 알기 쉽다”고 말했다.

최근 ‘2030′ 청년층 사이에서 ‘알바 브이로그’가 각광받고 있다. 브이로그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한 콘텐츠를 의미하는데, 유튜브에는 치킨집부터 PC방까지 각종 알바 브이로그가 올라와 있다. 청년들은 이를 통해 미리 업무 내용과 방식을 익히는 선행학습이 가능하고, 알바 업무 강도를 알 수 있어 유용하다는 반응이다.

23일 유튜브에 올라온 '알바 브이로그' 영상 검색 결과./유튜브 제공

23일 아르바이트 포털인 알바천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969명을 대상으로 ‘알바 브이로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대 전체의 64.8%는 알바 브이로그를 즐겨본다고 답했다. 실제 유튜브에 ‘알바 브이로그’를 검색하면 고깃집과 같은 식당이나 카페나 PC방, 쿠팡 등 다양한 분야의 각종 알바 브이로그가 유튜브에 수천개 이상 올라와 있다. 인기 영상의 경우 조회수가 수백만회에 달한다.

다른 사람이 일하는 영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알바천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바 브이로그를 보는 이유는 ‘알바 근무를 간접 체험해보고 싶어서(42.8%, 복수응답)’ ‘특정 알바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35.9%)’ ‘알바 구직시 해당 알바의 근무 방식, 강도 등을 탐색하기 위해(35.9%)’ 등이 가장 많았다. 알바 브이로그에는 알바가 출근하고 퇴근하기 까지 하루 업무의 내용이 담겨있어서 실질적인 업무 강도와 근무 방식을 파악하기에 최적의 콘텐츠라는 것이다. 필요한 업무 지식 등을 대충이라도 익힐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대학생 강모(19)씨는 “사실 프랜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나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하면 사내 연애나 ‘번호 따이기’를 자주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낭만이 있었는데 막상 브이로그를 보니까 일이 너무 바쁘기만 하고 정신이 없는 것 같다”면서 “좀 더 일이 편한 아르바이트가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1)씨는 “올 여름에 집 근처 설빙 알바에 지원을 해두었는데 만약 합격된다면 미리 빙수 만드는 과정을 보고 싶어 설빙 알바 브이로그를 짬이 날 때마다 종종 보고 있다”면서 “타인의 일상을 보는 재미가 있고, 내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며 본다”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MZ세대에게는 이미 브이로그가 일상화됐다. 무엇을 하더라도 책이나 경험담을 듣기보다는 브이로그를 먼저 찾아본다”면서 “또 브이로그가 자연스럽게 현장을 보여주다 보니깐, 책이나 말에 담기지 않는 디테일도 샅샅이 볼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실제 보는 것이 가장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