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이 다시 회사로 돌아가면서, 가사도우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자 집안일을 할 여유도 그만큼 없어졌기 때문이다. 늘어난 수요에 발맞춰 가사도우미 서비스 이용료도 비싸지고 있는 추세다.

침대 머리맡을 정리하는 가사도우미의 모습./ GS건설 제공

경기도 과천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재택근무가 끝나 직장으로 출퇴근하게 되면서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A씨의 집에서 1만8000원을 받고 근무하던 가사도우미가 갑자기 일을 그만두면서 A씨는 새로운 가사도우미를 찾게 됐다. 가사도우미 서비스 연결 업체에 수소문하자 일주일 뒤 시급이 2만5000원으로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주일 만에 시급이 7000원 오른 것이다.

서울에 있는 한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42)씨도 직장에 있는 시간 동안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치솟은 가격에 이용 시간을 계획보다 반 이상 줄였다. 이씨는 지난 4월 중순까지 재택근무를 하면서, 마찬가지로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과 함께 집안일을 분담했다. 하지만 4월 말 재택근무가 끝나면서 남편에게만 집안일을 부담시킬 수 없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 가능한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만원은 족히 넘는 한달 이용료를 보고, 이씨는 몇 시간짜리 서비스만 이용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그는 “원래는 종일 근무하시는 분을 모시고 싶었는데 비용 부담이 커서 몇 시간씩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골랐다”며 “몇 시간씩만 모시는 것도 시급이 최근에 5000원 정도는 올라서 남편이 격일로 재택근무를 하며 비용 부담을 덜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사도우미 연결 업체에서는 특히 아이가 있는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최근 가사도우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사람들이 집안일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가전제품들을 사들이며 집안일 부담을 덜어간 데 비해, 육아는 아직까지 사람이 직접 개입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홈서비스’ 제공 플랫폼 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 종료되고 이용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현재는 추가 접수가 어려울 수준”이라며 “특히 인기 있는 서비스는 돌봄 관련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육아나 돌봄은 기계로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보니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 관련 서비스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끝나기 시작한 지난 4월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2.2%,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상승했다.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나타난 ‘가사도우미료’ 역시 2020년 평균 비용 대비 6.28% 상승했으며, 올해 1분기 동안에만 3%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