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락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테라의 지원 재단 격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의 회삿돈에 대한 동결 조치도 요청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테라폼랩스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에 대해 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달 중순쯤 A씨가 법인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뉴스1

또 경찰은 테라폼랩스의 지원 재단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유한 계좌에서 법인 자금을 인출해가지 못하도록 긴급 동결해달라고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 요청했다. 경찰은 테라폼랩스와 이 업체를 지원하는 재단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의 현금과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경찰이 요구한 동결 조치는 법령에 따른 강제 사항이 아니고 각 거래소가 임의로 수행할 수 있는 사안이다. 실제 자금 인출 제한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테라폼랩스 직원으로 추정되는 자가 법인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거래소에 관련된 자금의 동결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루나·테라 투자 피해자들은 지난 19일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수사를 직접 할 지 경찰로 내려보낼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인 테라와 루나의 가치가 폭락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사건이다. 세계 3대 스테이블 코인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테라와 루나의 코인 가격이 5월 초 하락의 조짐을 보이자 겁이 난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져 가격이 폭락했다. 현재 국내 피해자만 약 28만명, 시가총액도 일주일 새 450조원 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