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생계 등을 이유로 파업을 그만두고 택배 업무에 복귀하는 택배노조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의 복귀에 대해 인력난을 호소하던 일부 대리점주 등은 환영하고 있지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비노조원 기사 등 사이에서는 ‘이기적 행태’라며 비난하는 반응도 나온다.

23일 택배업계와 각 지역 대리점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지난해 12월 28일 파업에 돌입한 이후 전날(21일) 오전까지 약 220명이 파업을 중단했다. 택배노조를 아예 탈퇴하거나, 노조에 가입한 상태로 업무에 복귀한 경우, 이직이나 택배 기사를 관둔 인원 등을 모두 합친 숫자다.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열린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에서 진경호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택배업계 관계자는 “초기 참여 인원 중 상당수 인원이 파업을 그만두고 복귀했다. 하지만 택배노조에 새로 가입하는 인원도 있고, 일부가 쟁의권을 얻어 다시 파업에 나서 인원이 유동적”이라면서 “다만 처음 파업에 참가한 인원보다는 100명정도 순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 조합원 가운데 최초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은 1650명이다.

파업을 관둔 노조원들은 노조 가입을 탈퇴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도 하지만, 노조 가입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들도 많다. 많은 대리점들이 노조 탈퇴를 복귀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쿠팡 등 경쟁사로의 이직도 많다. 택배 사업을 시작하는 쿠팡이 공격적인 인력 모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참여 노조원들의 복귀를 두고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인력 부족 등을 호소하던 대리점 업주 등은 환영하고 있지만, 비노조 택배원 사이에서는 ‘이기적인 행태’라며 불만 섞인 반응도 나온다. 두 달 가까운 파업으로 동료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는 이제 와서 사과도 없이 생계를 이유로 복귀하는 것이 “꼴 보기 싫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 소속 비노조 택배원 A씨(36)씨는 “자기 맘대로 파업에 동참해 동료들에 고통을 줘놓고는 이제야 자신의 생계를 이유로 슬그머니 돌아온 꼴이 보기싫다”면서 “벌써 파업이 두 달 가까이 이어졌다. 거래처 떨어질 곳은 이미 다 떨어졌는데, 왜 이제와서 저들의 복귀를 환영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CJ대한통운 본사 건물을 2주째 점거하고 있는 택배노조는 택배대리점 점주들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앞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은 택배 기사의 사용자는 대리점이고 대화 상대 또한 대리점이라면서, 공식 대화에 나설 것을 택배노조에 요구했다. 노조 측은 대리점연합에 이날 오후 3시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앞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