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도에서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경기 부천시에서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39)씨는 중고로 배달용 경차 한 대를 구입했다. 평소 강씨는 매장 카운터에서 계산 업무 등을 해왔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시작되면서 홀 주문보다 배달 주문 비중이 늘어나자 직접 배달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배달대행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직접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배달료가 폭등하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이 요즘 ‘직접 배달’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배달 영업을 겸업하고 있지만, 배달대행료가 폭등한데다 예전처럼 배달원을 고용하기에는 인건비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다.

1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새해부터 전국 각지 배달대행업체들이 500원에서 1000원씩 기본요금을 인상했다. 여기에 주말이나 날씨 등에 따른 각종 할증요금까지 추가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부담해야되는 기본 배달료가 평균 5000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배달대행료 폭등 현상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직배(직접배달)만이 답”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배달주문을 대행에 100% 의존했다가는 크게 이윤이 남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예 직접 배달을 하기 위해 홀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도 한다. 아르바이트생에게는 기본 시급만 지불하면 되니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파스타집을 운영하는 연모(35)씨는 최근 저녁 피크타임용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그간 가게 운영을 돕던 남편에게 배달 업무를 맡겼다. 연씨는 “배달비용이 너무 비싸서, 차라리 직접 배달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라는 판단에 서빙 알바생을 고용했는데, 마진이 이전보다 훨씬 남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직접 배달’를 선택하는 것에는 경제적인 이유뿐 아니라 손님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사가 여러 식당에서 주문을 동시에 받아 음식을 배달해 최종적으로는 손님에게 식어버린 음식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배달하면 속도나 친절이 보장되다 보니 가게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윤모(45)씨는 “직배의 장점은 속도나 친절 등 측면에서 퀄리티가 아예 다르다는 것”이라면서 “배달기사들은 비슷한 루트에 최대한 여러 주문을 잡아서 움직이다 보니 음식이 식고 불어버리는데, 직접 배달하면 식지 않은 상태로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에 만족도도 높다. 직접배달은 단순히 배달료를 아끼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