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음식점이 점심 시간임에도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자영업자의 94%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카페와 노래방, PC방 같은 업종은 설문조사 응답자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자영업자도 27.4%나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10일까지 서울시 자영업자 52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수도권 방역조치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종사자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진행한 설문조사였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93.7%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고,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마찬가지로 93.7%에 달했다.

매출이 줄었다고 답한 자영업자 중 30~50%가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43.6%로 가장 많았고, 50~80%가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도 27.2%였다. 매출 감소를 겪은 자영업자들의 평균 감소폭은 42%였다.

업종별로 보면 노래방의 평균 매출 감소폭이 68.7%로 가장 컸다. 목욕장과 PC방은 각각 48.8%, 44.6% 매출이 줄었다. 카페는 33.8%, 음식점은 36.9%, 주점은 36.7% 매출이 감소했다. 카페와 PC방, 노래방은 응답자 전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단순히 매출 감소만 자영업자들을 괴롭히는 건 아니었다.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스트레스와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도 27.4%나 됐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내놓은 방역수칙이 효과가 있다고 답한 자영업자는 51.2%에 불과했다. 방역조치에 만족한다고 답한 자영업자는 28%에 불과했고,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자영업자가 35%로 더 많았다.

소상공인 재난 지원금이 도움이 됐다고 답한 자영업자도 35.7%에 불과했다. 3명 중 1명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도움이 안 됐다고 답한 자영업자도 32.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자영업자들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의 기준으로 백신 접종률을 꼽았다. 방역패스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답한 자영업자가 43%,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자영업자가 31.4%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