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나 혀 밑에 뿌리는 흡입형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원천기술 확보에 나섰다. 단가가 비싸고 투약이 번거로운 기존 주사제 형태의 항체 치료제를 간편한 흡입형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최근 ‘코로나19 등 신종 바이러스의 흡입형 항체치료제 제형 개발을 위한 항체 플랫폼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정맥주사제 형태인 기존 항체치료제를 흡입형이나 점막형 등 다양한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는 약물을 흡입해 기도 점막으로 항체를 전달한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충북 청주 오송 베스티안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에게 적정량을 투여하기 위해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주'를 소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흡입형 항체 치료제 개발 기술 확보에 나선 것은 현재 코로나 항체치료제 형태가 대부분 정맥주사인데, 단가가 비싸고 투약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주사제는 1시간 동안 정맥을 통해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데 비강이나 혀밑(설하)을 통해 투입되는 흡입형은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주사제는 코로나19의 주된 증상이 나타나는 호흡기 조직에 전달이 미미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흡입형은 호흡기 등 외부 점막 조직에 항체 전달력을 높일 수 있어 치료 효과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재택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 없는 흡입형 치료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제약업계도 흡입형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국내 첫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주(정맥주사제)를 입에 투입하는 흡입형 제형으로 바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만성축농증치료제 ‘GLS-1200′을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흡입형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약물재창출이란 기존에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의 용도를 바꿔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법을 말한다.

다만 국내 원천기술과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국내 제약업계가 개발중인 흡입형 치료제는 모두 해외에서 개발 및 임상을 거치고 있다. 정부는 흡입형 또는 점막형 제형 등 제형별 효능 등을 검사해 기록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향후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내 연구 및 기술 개발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연구 과정에서 비강이나 설하 투여 등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고민하고, 제형을 다양화하기 위한 원천기술이 확보돼 있지 않아 추후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의 사업”이라면서 “실제 흡입형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고 신속히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