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올해 2학기도 비대면 강의가 진행될 조짐이 보이자 대학 내 학생식당과 캠퍼스 주변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한국대학생협연합회(대학생협)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2개 대학 내 학생식당·매점·문구점 등 평균 매출은 2018년 대비 59.2% 감소했다. 숭실대·연세대는 각각 65.7%, 62.8%가 떨어졌고, 경희대는 77.3%, 동국대는 71.2%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 전경. /연합뉴스

코로나 여파로 대학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교내 식당 등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올해 2학기도 비대면 강의가 진행될 조짐이 보이자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텼던 학생식당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정선교 대학생협 팀장은 “대학생협에 가입된 35개 대학 중 30개가 적자를 경험하고 있다”며 “대면으로 강의가 전환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2학기에도 대면 강의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내 식당은 학생들이 와야 운영이 되는데, 현재는 준비하던 일정을 줄여 점심만 운영하고 있다”며 “인원도 10명에서 3명으로 감축하거나 무급휴직을 진행하는 등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9일 경희대학교 앞 한 건물 전체가 비어있다./윤예원 기자

2학기 대면 강의에 마지막 희망을 품었던 자영업자들도 더이상 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날 경희대 앞 카페에서 만난 이정자(55)씨는 “존폐 위기”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면 장사를 접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학생들이 주 소비층인데, 학생들이 2년째 학교에 안 나오니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원래 유학생들,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왔는데,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장사가 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라 문을 닫아야 하나 매일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외대 근처에서 7년 넘게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재훈(44)씨는 매출 30~40%가 감소한 상황이다. 이씨는 “학교는 코로나 상황을 보고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지만 2학기도 비대면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 30%에서 40%까지 줄었다”며 “직원을 줄였지만 손님도 같이 줄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코로나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한양대 앞은 점심시간에도 문을 연 가게를 찾기 힘들었다. 한양대 근처 고깃집에서 일하는 정창형(31)씨는 “2학기도 비대면을 하면 거리가 더 텅 빌 것”이라며 “지금은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재료를 조금씩만 주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한양대 앞은 주말에도 북적거리는 곳인데, 코로나 이후 사람이 없다”며 “주위가 원룸촌과 상가다 보니 대학교 학생들이 강의가 끝나고 식사를 하거나 술자리를 하러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2학기도 강의가 진행되면 주변이 더 한산해질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2학기 대학 대면활동 단계적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2학기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 상황을 고려해 대학가의 대면활동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서울대학교 등 서울 내 주요 대학들은 일부 강의 대면수업 전환을 예고하며 대학가 자영업자들과 교내 식당과 매점 등을 운영하는 생협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7월을 기점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강해져 대학교 대면강의 전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가 1252명 늘어 누적 17만8203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