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4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등으로 매년 100명 이상 재직 중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정다운

15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재직 중 사망한 교육공무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5년간(2016~2020년) 총 657명의 교사가 재직 중 사망했다. 매년 평균 131명으로, 사흘에 한 번씩 교사가 사망한 셈이다.

재직 중 사망한 교사의 수는 지난 2016년 126명을 기록한 이후 2017년 137명, 2018년 124명, 2019년 13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37명이 교단에서 숨을 거뒀다.

이는 전체 인구의 사망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2019년 기준 25~65세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205명이었지만, 교사는 10만명당 379명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질병(469건·71.4%)이 가장 많았다. 자살(74건·11.3%), 원인 미상·기타(59건·9%), 사고(43건·6.5%), 급사(10건·1.5%), 타살(2건·0.3%)이 뒤를 이었다. 사망한 교사의 연령대는 20대가 29명, 30대가 117명, 40대가 207명, 50대가 252명, 60대가 52명이었다.

그래픽=박길우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3년차 초등학교 교사 이유민(가명)씨는 “업무량이 많은 초등학교는 매일 밤 10시까지 야근하기도 한다”면서 “그곳에서 과로한다고 소문난 부장급 교사가 심장마비로 급사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인증제 커뮤니티 ‘인디스쿨’에는 지난 4월 초등학교 교사 A(36)씨가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A씨는 관리자의 요구로 2년간 돌봄 업무를 맡았고 건강 악화로 휴직했지만 한 달도 안돼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A씨의 남편은 “10살, 6살의 두 딸과 정신없이 아픔을 삼키며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제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 B(60)씨는 지난해 6월 학교 수업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장 출혈로 인해 사망했다.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의 병행, 코로나 사태에 따른 과중한 업무 등이 갑작스러운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교사 이채은(가명)씨는 “교사는 수업을 하는 게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했지만, 수업 준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공강 시간에 행정 처리를 하다가 야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경기도에서 10만원씩 급식비를 지원했을 때도 담임교사가 학부모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계좌번호를 받고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텅 빈 학교 교실.

코로나 사태 이후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교사들은 더욱 늘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발표한 ‘제40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보다 교육 활동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85.8%에 달했다. ‘교원들의 사기는 최근 1∼2년 동안 어떻게 변화했나’라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78.0%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2009년 같은 문항에 ‘떨어졌다’고 답한 55.3%보다 2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사태로 교육 환경이 변화하면서 원격수업 등으로 사이버 교권침해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교총에 접수된 사이버 교권 침해 사례를 보면 학생이 온라인에 교사의 명의를 무단 도용해 글을 올리거나 교사의 사진을 몰래 찍어 실명과 욕설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하는 등의 피해가 있었다. 학부모의 경우 원격수업 진행 중 교사의 언행 등에 대한 문제나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