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뉴스1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000240) 조현식 고문과 손잡고 조현범 회장의 경영권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조 회장의 큰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현식 고문의 편을 들고 나섰다.

17일 조희경 이사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 (회장)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동생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스페셜 시튜에이션스(SS) 2호’ 펀드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2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MBK파트너스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 그리고 차녀 조희원씨는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20.35~27.32%(1931만5214∼2593만4385주)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고문이 지분 18.93%를, 조희원씨가 10.61%를 보유 중이기 때문에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이들의 지분율은 49.89~56.86%가 된다. 조현범 회장 지분율(42.03%)을 넘게 되는 셈이다.

이후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7~14일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2.72%)를 장내매수하자, MBK파트너스는 이를 시세조종이라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한편 공개매수 단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해 처음 공식 입장을 낸 조희경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에 참여할 지 여부를 밝히진 않았으나, MBK파트너스·조현식 고문 측 우호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조 이사장은 입장문에서 “최근 아버지(조양래 명예회장)의 행보는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면서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조현범 회장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이사장의 이 같은 주장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 관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보유 중이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넘겼는데, 이에 조 이사장과 조현식 고문이 반발하며 성년 후견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아버지가 자발적 의사에 따라 경영권을 승계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이는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 가사50단독(이광우 부장판사)에 의해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