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인베)가 동물성 유지 제조 기업 대경오앤티의 매각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거래 상대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TI)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이다. 매매가는 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스틱인베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딜이 순조롭게 마무리돼야 펀드 출자자(LP)들의 동의 하에 만기를 연장하고 쿠프마케팅 매각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스틱인베는 SPA 마무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LP들은 이번 대경오앤티 매각으로 최대 3배의 투자 수익을 기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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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는 다음 달 중 대경오앤티 매각 문제를 매듭짓고 LP들의 동의 하에 ‘2014 스틱 성장동력 엠앤에이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M&A 펀드)’의 만기를 한 차례 더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M&A 펀드는 2014년 결성된 221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다. 현재 이 펀드 포트폴리오 중 엑시트하지 않고 남아 있는 업체는 대경오앤티와 쿠프마케팅 두 곳뿐이다. 지난해 11월 존속 기한이 만료됐는데, 만기를 올해 11월로 한 차례 연장한 상태다. 보통 PEF는 만기를 1년씩 2회 연장할 수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틱인베 입장에선 대경오앤티를 빨리 잘 팔아야만 펀드 만기 연장의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경오앤티 주식을 컨티뉴에이션 펀드(특정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만드는 펀드)에 옮겨 담는 방안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M&A 펀드의 앵커 LP는 750억원을 출자한 성장사다리펀드다. 그 외에 지방행정공제회가 300억원, 수출입은행이 250억원, 공무원연금이 200억원을, 노란우산공제, 과학기술인공제회와 한국증권금융이 각각 100억원을 출자했다.

스틱인베는 2017년 이 M&A펀드와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대경오앤티 지분 70%를 945억원에 사들였다. M&A펀드에서 약 600억원이,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350억원이 들어갔다.

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틱인베가 보유한 대경오앤티 지분 70%의 공정가치는 1600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SK TI·유진PE와 논의 중인 지분 가격은 2400억~28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를 3400억~4000억원 정도로 책정한 것이다. 출자자들은 투자원금의 2.5~3배를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대경오앤티의 바이오디젤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기 때문에 SK그룹이 인수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나, SK 측은 물론 LP들도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경오앤티는 중소기업이 인수할 만한 사이즈의 회사도 아닌 데다, 다른 회사들이 수거해 온 폐식용유를 처리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사업 영역이 별로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틱인베는 대경오앤티에 이어 쿠프마케팅까지 순조롭게 매각해 M&A 펀드를 내부수익률(IRR) 10%대 후반으로 청산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스틱인베 측에서 원하는 기업가치는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쿠프마케팅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다. 스틱인베가 M&A 펀드로 지분 53%를 사들인 데 이어 ‘스틱글로벌혁신성장 PEF’를 통해 공동 투자자였던 NH PE의 지분 12.72%도 샀다. 현재 스틱인베의 지분율은 총 68%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