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000080)롯데칠성(005300)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첫 여름 성수기를 앞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이들의 신제품 성공 여부가 앞으로의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서 주류 업자가 주류 상자를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연초와 비교해 각각 6.46%, 18.98% 하락한 2만3900원, 14만26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와 달리 두 주류업체의 매출 실적은 나쁘지 않다. 하이트진로의 1분기 매출은 60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36억원)보다 19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의 매출도 6262억원에서 6797억원으로 535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매출 흐름은 최근 내놓은 신제품 덕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신제품은 지난 4월 하이트진로에서 출시한 몰트 맥주 ‘켈리’와 지난해 9월 롯데칠성에서 선보인 제로 슈거 희석식 소주 ‘처음처럼 새로’다. 모두 현재까지의 판매량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의 켈리는 출시 40일 만에 일부 대형마트에서 OB맥주의 ‘카스’를 12년 만에 앞지르고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새로’도 올해 초부터 월간 판매량이 2000만병 넘었다.

다만 이 과정에 매출보다 마케팅 비용 등으로 지출이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하락했다. 이 점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1년 전과 비교해 판관비가 1847억원에서 2296억원으로 늘면서 영업이익이 580억원에서 38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롯데칠성도 판관비가 2011억원에서 2196억원으로, 매출원가가 3656억원에서 4010억원으로 늘면서 영업이익은 597억원에서 592억원으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현 주가에 반영된 만큼, 앞으로의 주가는 켈리와 처음처럼 새로의 판매량에 달려있다고 봤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와 관련해 “주류 마케팅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켈리 판매량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실적과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롯데칠성과 관련해 “새로 출시에 따른 단기적인 비용 투입은 불가피하다”라며 “주가 흐름은 처음처럼 새로의 조기 안착과 점유율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