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13~17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0.04% 오른 2395.69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818억원, 외국인은 73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74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주 대비 1.1% 오른 797.39에 장을 마감했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시장 붕괴 우려가 나왔지만, 이로 인해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 초반대로 내려갔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1313.0원)보다 10.8원 하락한 1302.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주 대비 약 1.6% 떨어졌다. 지난 한 달 새 미 긴축 우려와 원화 가치 하락 등에 따라 90.7원이나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꺾인 것이다. 이는 금리 인상 기조 후퇴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갈릴 전망이다. 시장은 약간 기대하는 눈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빅스텝을 단행한 만큼 연준이 어떤 결정을 할지 아직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는 미국 금리 인상 결정에 따라 꺾이거나 확 튀어 오를 것으로 보인다. 0.25%포인트만 인상하더라도 다음번 회의 때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거나 하더라도 증시는 급변동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수준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필요시 인상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 대형 이벤트에 모인 시선...연준 ‘베이비스텝’ 유력

최근 SVB 파산 여파에 크레디트스위스(CS) 충격이 더해지면서 시장 불안 요소가 커졌으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공동 구제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은 안도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대형은행의 구제책 발표에 따라 지난주 상승세를 보인 것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중 3거래일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5거래일 중 4거래일이 상승 마감이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23일(한국 시각) 열리는 FOMC 대형 이벤트에 모인다. 연준이 물가안정과 SVB에서 비롯된 금융시장 위기 사이에서 어느 곳에 우선순위를 두고 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정책이 미국 금융 시스템까지 뒤흔들자, 기준금리 인상 경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추진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금리를 내리는 피벗(정책 선회)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사실 투자자들은 베이비스텝도 아닌, 동결에 기대를 걸고 있다.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이 80%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국내 채권 전문가의 45%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결국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빅스텝을 강행한다면 2300 밑으로, 베이비스텝으로 간다면 최대 2450선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 리스크 확산도 코스피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은행권의 우려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17일(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이번 주 열릴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은행권 불안으로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4.57포인트(1.19%) 하락한 3만1861.98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64포인트(1.10%) 밀린 3916.6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6.76포인트(0.74%) 떨어진 1만1630.51로 거래를 마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권 위기 가능성이 대두된 데 대해 연준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연준이 베이비스텝과 더불어 금융 리스크를 경감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 위기 확대 가능성 등을 볼 때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주간 주요 이벤트로는 이 외에도 유로존 2월 소비자물가(17일), 미국 2월 산업생산(17일), 미국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17일), 미국 2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17일), 미국 FOMC(23일) 등이 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대비 17.78포인트(0.53%) 상승한 2395.69를 나타내고 있다./뉴스1

◇ 에코프로·레인보우로보틱스 등 2차전지·로봇에 주목했던 시장...이번주도 지수보단 ‘테마’

지난주에는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주목받았다. 대표 종목인 2차전지 관련주 에코프로(086520)에코프로비엠(247540)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주 종가 기준 에코프로는 43만8000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325.24% 상승했다. 10만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40만원대 중반 가까이 오르면서 4배 넘게 급등했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21만6000원에 마감하며 같은 기간 134.53% 상승했다.

이례적인 주가 급등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밀어내고 각각 코스닥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단기 과열 양상으로 인해 17일 에코프로는 8%대, 에코프로비엠은 7%대 하락 마감했다. 무섭게 사들이던 외국인이 해당 주식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엘앤에프(066970)천보(278280), 성일하이텍(365340) 등 2차전지 관련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 제약 및 바이오, 로봇 관련주 등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삼성 추가 지분 매입에 인수설이 거론되면서 급등했다.

이번 주에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코로나19로 사태로 3년간 중단됐던 김포~중국 노선이 오는 26일 코로나19 전 수준으로 다시 열리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032350), 파라다이스(034230), 호텔신라(008770),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대한항공(003490), 제주항공(089590) 등 화장품·항공·카지노·여행 관련주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460860), POSCO홀딩스(005490) 등 철강 및 금속 관련 종목들도 관심 업종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관심 갖고 지켜봐야 할 종목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