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올해도 5대 증권사를 통해 5조원 이상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묵나들은 물가 리스크 완화에 따라 채권 가격이 강세를 보이지만, 하반기 경기 둔화 방향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러스트=정다운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의 개인 상대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5조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5대 증권사의 개인 상대 리테일채권 판매액은 3조243억원으로, 약 1.7배 늘어났다.

일부 증권사는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전자단기사채, 해외채권 등의 수치는 공개하지 않아 여기에 투자한 규모까지 추정하면 개인의 채권 매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가 장외 채권시장에서 집계하는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달 2∼26일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2조31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33억원)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채권 유형별로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 채권인 기타금융채가 9461억원으로 가장 많이 샀다. 이어 회사채(6578억원), 국채(3723억원), 은행채(1542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794억원), 특수채(621억원) 순이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연일 떠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6조431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주식을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없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물가 추이와 경기 침체 패턴, 두 변수의 조합에 따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이점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하반기 물가 리스크 둔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소비자물가 둔화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중물가-중금리’ 국면이 현실화된다면 채권 가격은 물론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박스권 장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