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 응옥 타이 손(Tran Ngoc Thai Son) 티키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티키 제공

“한국의 쿠팡처럼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갖춘 이커머스기업을 만들기 위해 5000달러라는 소자본으로 창업을 시작해 사업을 성장시켰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 호찌민 비엣텔 빌딩의 티키(Tiki) 본사에서 만난 쩐 응옥 타이 손(Tran Ngoc Thai Son) 대표는 “베트남인들의 삶을 향상시키겠다는 꿈으로 창업을 결심했고 미국 나스닥 시장에 스펙합병을 이용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티키는 베트남의 쿠팡으로 불리는 이커머스 기업이다.

2010년 설립돼 사업 초기에는 아마존과 같이 온라인으로 책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구축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식료품부터 TV·스마트폰·세탁기 등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상품과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6개 카테고리의 1000만개에 달하는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월평균 웹 방문자 수는 2240만명에 달한다. 미국 아마존, 일본 라쿠텐, 중국 JD닷컴과 유사한 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한다.

티키는 쿠팡의 ‘로켓 배송’을 사업 모델로 삼았다고 했다. 쩐 대표는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과 같이 우리도 베트남 내 어떤 곳에서도 일반 상품은 2시간 내, 식료품 등 신선식품은 1시간 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배송과, 우수 고객 서비스, 반품 및 교환 원스톱 시스템 등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키는 신속한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와 북부 18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 2020년 기준 약 7450억원의 거래액으로 전체 전자상거래 2위로 자리매김했다.

베트남의 이커머스기업 '티키'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호찌민=장윤서 기자

쩐 대표는 호주에서 마케팅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했고, 전자상거래 분야에 뛰어들었다. 귀국한 후 온라인 책 거래 기업 비나북(Vinabook) 등에서 15년동안 전자상거래 분야 업무경험을 쌓았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전략적 투자 파트너이자 사업의 동반자”라며 앞으로도 제휴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을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은 티키의 지분 10%를 인수(3대 주주)했으며, 미래에셋그룹, 스틱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넥스트랜스 등도 투자에 나섰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1조원으로 평가된다. 스틱의 경우에는 K-뷰티 이커머스 플랫폼 전문기업인 실리콘투와 티키의 협업을 이끌어냈다. 실리콘투는 6000개 이상의 K-뷰티 제품을 공급해 티키의 K-뷰티 확장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티키는 내년까지 미국 나스닥에 스펙합병을 통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쩐 대표는 베트남이 디지털 경제에 기반한 이커머스 사업에 특화된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 인터넷 보급률은 70%대이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스마트폰 사용자”라면서 “이는 다른 신흥 경제국에 비해 상당이 높은 수치이기 때문에 디지털 기반 사업을 하기 좋은 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자상거래의 시장 보급률은 베트남 전체 시장의 5% 미만이지만 미국, 한국, 중국과 같은 국가의 보급률은 20%이상이라 베트남 전자상거래 규모도 계속 커지고 이에 따라 티키도 성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외부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상거래가 보편화됐고 이커머스로의 전환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쩐 응옥 타이 손(Tran Ngoc Thai Son) 티키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티키 제공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현재 약 154조원 규모며 2025년에는 약 247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체 상거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4.5%에서 10.5%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키의 장기 목표에 대해 쩐 대표는 “베트남인들의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을 26%까지 올려 독보적인 전자상거래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