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경기 둔화와 금리 인상 여파에 따라 주식시장이 부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을 유가증권시장 내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반도체 업종은 2023년 중 하강기(다운 사이클)가 끝나고 산업 사이클이 반등하는 한편, 이차전지 관련 업종도 전기차 시장 성장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올해 중에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도 마무리되면서 대표 성장주인 바이오 기업들도 저점을 지나 주가가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조선비즈가 국내 1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2023년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가장 유망할 섹터를 꼽아달라고 질문한 결과 8곳이 이차전지를, 7곳이 반도체를 꼽았다. 또 6곳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를, 3곳은 자동차를 유망할 것으로 봤다.

그래픽=손민균

2023년 대표적인 유망 업종으로는 반도체가 꼽힌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총 7명의 리서치센터장은 공통적으로 반도체를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황 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 철저한 공급 제한으로 인해 올해부터는 디랩(DRAM) 수급의 밸런스가 양호하게 될 전망이며, 주가는 이에 앞서 선반영될 것”이라면서 “주가는 가격의 하락폭이 극대화되는 시점이 바닥이기 때문에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 대표 업종인 삼성전자(005930)는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이 공고해질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업종도 전기차 시장 성장 등에 따른 수혜 업종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하나증권 등 8곳의 증권사 센터장들이 이차전지를 유망업종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공급망 사슬 중 과점적 지위 산업인 이차전지는 올해 주목할 섹터”라고 밝혔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차전지가 여전히 탄탄한 전방 수요의 영향과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수혜를 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미 증시 지수들이 표시되어 있다./연합뉴스

한편, 바이오 및 헬스케어 업종도 유망 업종으로 거론됐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2년 미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성장주인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면서 “2023년에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며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고금리 상황에서 크게 낮아졌던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부터 미국에서는 블록버스터급 신약들의 특허가 대거 만료될 예정인데, 한국 제약사들은 이를 대체할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종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