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이 글로벌 투자를 받으려면 반드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해야 한다.”

옥용식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29일 국제ESG협회가 대한상공회의소, 고려대 ESG연구센터 주관으로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서 개최한 ‘2022 글로벌 ESG 포럼’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이슈까지 맞물리며 기업들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옥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환경생태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Highly Cited Researcher)로 선정된 인물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등 ESG의 E(환경) 부문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책임투자분과 위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기업지배구조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와 함께 국제ESG협회 공동협회장을 맡고 있다.

옥용식 글로벌 ESG 포럼 공동대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2 글로벌 ESG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옥 교수는 “올해 들어 전 세계가 유독 강력해진 폭우,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기후 리스크가 운송, 물류, 도시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최근 서울의 폭우 사태를 들 수 있다”며 “기후 리스크를 반영하지 못하는 도시는 생존에도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복되는 기후 리스크로 ESG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은 계속 커지는 만큼 기업들도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이치뱅크 등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ESG 투자 자산은 130조원달러(한화 약 14경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전체 투자 자산 95%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실상 거의 모든 투자가 ESG를 고려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옥 교수 설명이다.

다만 아직 기업이 벤치마크 삼을 만한 ESG 관련 연구 성과, 지표, 정보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옥 교수는 “기업의 ESG 실태를 평가하는 국내외 기관은 많지만, 기관마다 기준이 제각각이고, 실제 결과도 천차만별이다”라며 “본인을 ESG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많은데, 제대로 된 논문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이 교수와 국제ESG협회를 출범시킨 이유”라며 “글로벌 석학 및 기업 실무진과 함께 제대로 된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ESG협회는 향후 글로벌 ESG 포럼과 같은 포럼, 강의 등 다양한 형태로 한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ESG 경영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교수도 “ESG 미래는 점점 더 고도화될 것”이라며 “해외에서 이미 진행된 사안이나 통과된 법안을 단순히 국내에 번역해 소개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ESG협회는 국내 연구자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 생겨날 이슈를 미리 파악하고, 어떤 것이 새로운 평가지표가 될 수 있을 지를 예측하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포럼은 국제ESG협회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가 동시에 개최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이날부터 31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포럼에는 55개국에서 온 글로벌 석학, 전문가, 기업인 1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후변화·생물다양성, 폐기물·플라스틱, 탄소중립·에너지·그린수소 경제 등 18개 세션 관련 강연, 토론이 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