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전 세계에서 확산됐다는 소식에 국내 사람두창(천연두) 치료제 관련 기업인 HK이노엔‧파미셀 주가가 관련주로 부각되며 급등했다.

23일 HK이노엔은 전거래일 대비 6600원(16.32%) 오른 4만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HK이노엔 주가는 오전 장중 한때 22% 상승하기도 했다. 파미셀도 전거래일 보다 1100원(8.18%) 오른 1만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급등은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영국내 20건을 포함해 유럽과 미국, 호주 등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천연두 백신을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지며 관련주로 묶였다. HK이노엔은 지난 2009년 허가받은 2세대 두창 백신을 정부에 납품하고 있다. HK이노엔은 기존에 보유한 천연두 백신을 활용해 ‘원숭이두창’에 대한 예방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 준비 단계에 착수하기도 했다. 현재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아직 설계 극초기 단계다.

파미셀도 지난해 미국 키메릭스(Chimerix)가 개발 중인 천연두 치료제 브린시도포비르(Brincidofovir)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 신청(NDA)의 순차 제출(Rolling Submission)을 승인받으며 천연두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파미셀은 브린시도포비르에 쓰이는 핵심중간체인 HDP-토실레이트를 독점 공급 중이다.

원숭이두창이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콘돔과 의료용 장갑 제조업체인 블루베리NFT(구 유니더스)도 9% 급등 마감했다. 이 회사는 최근에는 대체불가토큰(NFT) 분야 사업에도 나섰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천연두(두창)와 비슷한 증상이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주로 증상이 보여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에서 처음으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뒤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의료 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는 치사율이 10%에 달한다. 원숭이두창에 감염이 될 경우 발열과 두통과 근육통, 피로감 등 경미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피부에 상처를 유발해 2차 감염으로 이어진다.

WHO에 따르면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 두창에 대한 교차면역 효과로 약 85% 예방효과가 있다. 국내에는 약 3502만명 분을 비축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청은 “현재 갖고 있는 비축물은 원숭이두창 백신과는 엄연히 달라서 효과성 평가 등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원숭이두창은 국내 발생 사례가 아직 없다. 전용 치료제는 없으며 시도포비어, 브린시도포비어 타코비리마트 백시니아 면역글로블린 등 항바이러스제가 치료에 사용된다.

원숭이 두창이 확산되면서 관련 당분간 관련 주가도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 관련 백신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2일 오산 미국기지에서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길에 원숭이두창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용가능 백신 찾는 중”이라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관련주로 주목받은 업체들이 급등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면서 “이러한 테마주는 주가 변동폭이 높고 재료 소진에 따라 주가 급락이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