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가 함께 있는 모습./뉴스1

NH투자증권은 24일 대한항공에 대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받은 이후에도 노선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4만3500원으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공정위는 지난 23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월 14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지 1년 1개월만이다.

공정위는 두 항공사 결합심사를 하면서 두 회사가 중복으로 운영하는 국제선 노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 국내선 노선 22개 중 14개 노선에서 시장 지배력이 과도하게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두 회사 결합으로 중복되는 미주 노선은 총 5개로 모두 경쟁제한성이 있었다. 중복되는 6개 유럽 노선 역시 모두 경쟁제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공정위는 경쟁제한성이 있는 26개 국제노선과 8개 국내노선에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거나 기존 항공사가 증편을 할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슬롯을 반납하라고 시정조치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이 제한되는 국제선 노선은 미주 5개, 유럽 6개, 중국 5개, 동남아 6개, 일본 1개, 기타(시드니·괌) 3개”라며 “향후 신규 항공사 진입 시 미배분된 운수권이 없을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반납을 통해 신규 항공사 진입을 촉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미주, 유럽 노선에 대해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진입에는 한계가 있으며 중국, 동남아 및 기타 노선은 신규 운항이 본격화되면 저비용항공사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중국 단거리 노선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 진출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는 측면에서 노선 경쟁력이 크게 악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국제선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하여 운임 인상 기준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다소 모호한 부분 존재한다”며 “현재, 미국, EU, 중국, 일본 등의 주요 경쟁당국에서 결합 심사가 진행 중. 공정위에서 조건부 승인을 발표함에 따라 해외 경쟁 심사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정 연구원은 “이번 공정위 조치 과정에서 통합 대한항공의 노선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글로벌 항공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감안하면 글로벌 항공 여객 시장에서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상반기 화물을 통한 수익 창출로 재무구조 개선이 계속되고, 하반기부터는 여객 수요 회복에 따른 여객 부문의 실적 회복도 기대된다”며 “항공사 톱픽(최선호주) 관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