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와중에도 주목받아왔던 메타버스 호재가 국내 교육주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마찬가지로 교육 기업들도 사업을 메타버스에 접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지난 11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청담어학원, 에이프릴어학원 등을 운영하는 청담러닝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두였다. 지난 10월 초까지만 해도 2만7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가 이달 초 갑자기 4만200원까지 치솟으면서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5거래일 사이에만 주가 상승률이 23.3%를 기록했다. 22일 기준 종가는 3만3050원으로, 두 달 전보다 약 20% 높은 수준이다.

청담러닝 급등은 새로운 사업 계획 발표 직후 나타났다. 청담러닝은 지난달 29일 자회사 씨엠에스에듀를 합병하고 사명을 크레버스(가칭)로 바꾸기로 했다. 합병가액은 청담러닝이 3만4266원, 씨엠에스에듀가 7392원으로 정해졌고, 합병기일은 오는 2022년 3월 1일이다. 씨엠에스에듀 주주들은 1주당 청담러닝 주식 0.2157241주를 배정받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합병 그 자체보다는 청담러닝이 추진해온 메타버스 사업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초중고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청담러닝의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바운시(Bouncy)’와 수학 및 코딩 교육을 맡고 있는 씨엠에스에듀의 수학 라이브 클래스 ‘노이지(NO.ISY)’를 결합하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그만큼 늘어날 수 있어서였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청담러닝은 영어, 수학, 코딩, 독서논술 과목을 모두 아우르는 미래 핵심 교육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씨엠에스에듀와 통합 서비스를 출시해 국내 시장은 물론 기존 청담러닝 해외 채널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개발 측면에서도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다양한 과목 교육이 이뤄져 수강생을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가 커지고 온·오프라인, 해외를 아우르는 수강생 간 커뮤니케이션이 플랫폼 효용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프라인 기반 교육의 가장 큰 한계점인 교사 충원 문제도 메타버스 기술로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투자자들 관심은 아직까지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하지 않은 다른 교육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후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은 교육주들 주가는 꾸준히 반등했지만, 상승 폭을 키울 만한 새로운 호재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청담러닝 외에 메가스터디교육(215200), 웅진씽크빅(095720), 아이비김영(339950), 디지털대성(068930) 등이 대표적인 교육주로 꼽힌다.

실제로 게임, 엔터 산업과 유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한 교육 산업에서는 메타버스를 사업에 연계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마침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이 풍부해진 만큼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온·오프라인 대입교육업체 이투스교육은 메타버스 플랫폼 ‘엘리펀(ELIFUN)’을 선보였고, 웅진씽크빅은 인공지능(AI) 학습 플랫폼 ‘스마트올’에 메타버스 도서관을 열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XR(확장현실) 기술을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한편, 현실의 시공간 제약이 해소돼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장은 엔터 등 일부 산업에서 부각 받고 있지만, (메타버스가) 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영역을 확장하는 핵심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성장 단계인 만큼 높은 변동성이 동반될 수밖에 없고, 장기 수혜주도 불명확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메타버스 시장 전망에 대한 전망은 연구기관마다 엇갈리는 상황이다. 오는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2000억달러(한화 약 237조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동시에, 8000억달러(약 95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