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주식시장에서 게임 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3분기 호실적과 NFT(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사업 추진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중국 수출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자, 투자 수요가 대거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게임주들이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2차전지주와 경합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주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게임 ‘검은사막’의 실행 화면. /펄어비스

이날 게임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는 펄어비스(263750)는 전날보다 12.15% 급등한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펄어비스는 지난 12일 2차전지 양극활물질을 만드는 엘앤에프(066970)에 밀려 코스닥 시총 4위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다음날 바로 3위 자리를 되찾았다.

펄어비스 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293490) 역시 전날보다 11.83% 오른 10만8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시총 8조1192억원을 기록하며 엘앤에프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코스닥 시총 3·4위를 모두 게임주가 차지한 것이다.

코스닥 시총 6위 종목인 위메이드(112040) 역시 8.4%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엔씨소프트(036570)도 6.82% 상승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이른바 ‘슈퍼개미’ 리스크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주가가 상승 동력을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인의 단일 계좌에서 엔씨소프트 주식 약 49만주를 순매수했다. 15일에는 개인 계좌에서 53만주의 순매도 물량이 나왔는데, 증권 업계에서는 이 계좌를 동일인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슈퍼개미가 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고 파는 동안 엔씨소프트 주가는 급등락했다. 11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이틀 간 16% 넘게 급락한 바 있다.

이날 게임주가 단체로 급등한 데는 여러 긍정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게임 업체들이 잇달아 NFT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며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10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플레이투언(P2E)과 NFT 게임 개발 및 서비스를 고민 중”이라며 NFT와 메타버스(가상 세계) 등 시장의 변화 요소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엔씨소프트 제공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통해 스포츠와 게임, 메타버스에 특화한 NFT 거래소를 개발 중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5월 ‘보라코인’ 발행 업체 웨이투빗과 프렌즈게임즈를 합병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NFT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위메이드는 이미 지난 8월 NFT를 접목한 게임 ‘미르4 글로벌′을 출시했으며, 이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얻어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11일 NFT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중국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게임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날 펄어비스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지난 8월 24일 중국 업체와 검은사막 PC 버전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버전이 6월 말 판호를 발급 받아 중국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판호 발급이 재개되면 PC 버전 역시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임 업체에 대한 중국 당국의 판호 발급은 지난 7월 이후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한편, 이날 동반 급등한 여타 게임주와 달리 ‘쿠키런’을 서비스하는 데브시스터즈(194480)는 대표이사의 지분 매각영향으로 5.8% 하락 마감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지훈·김종흔 공동대표는 보유 주식 44만주를 국내외 기관 투자자에게 시간 외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13만3830원이다. 전날 종가인 14만8700원보다 10% 낮은 가격이다.공시에 따르면 이 대표는 보유 주식 10만주를 매도했으며, 김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34만주를 팔았다. 매매 금액은 총 589억원이다.

이에 대해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김종흔 대표의 경우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이 때 발생하는 근로소득세와 양도세 등을 부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유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