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는 중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가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19일 분석했다.

알리바바 창업주인 마윈 전 회장. 마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회장직에서 은퇴했다. /AP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자국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앤트그룹의 상장 절차를 중단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알리바바에 벌금 28억달러를 부과했으며, 최근 디디글로벌을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앱) 삭제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노동길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신흥국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대표 신흥국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EM)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종목(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안)이 중국 빅테크라고 노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MSCI EM에서 1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노 연구원은 “ETF와 인덱스 펀드 벤치마크로 주로 활용되는 MSCI EM 지수는 중국, 대만, 한국 주식시장 위주로 구성돼있으며, 이들이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플랫폼 등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해, 신흥국 주식시장이 선진국 주식시장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중국의 빅테크 규제로 인한 악영향이 국내 증시에 어느 정도 선반영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 빅테크 규제가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기술주 상장이 증가하면 신흥국 지수 내 중국 외 주식시장 비중이 기계적으로 낮아질 수 밖에 없는데, (빅테크 규제의 영향으로) 중국 기술주들의 상장이 줄어들면 한국 주식의 비중 하락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도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