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소 기업 니콜라의 주가가 한 달 동안 40% 넘게 급등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공개했던 수소 트럭 영상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져 사기 논란이 발생한 기업이다. 한화그룹은 자회사인 한화솔루션과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이 1억 달러(약 1120억원)를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을 매입했는데 이 중 절반을 올해 하반기 중 매도할 계획이다.

니콜라 주가 급등세가 앞으로도 이어지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한화솔루션(009830)과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한화종합화학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종합화학은 지분 매각 금액으로 신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매각 금액이 커지면 이렇게 생긴 차익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고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미국 전기수소트럭 제조업체의 트럭. /니콜라 홈페이지

15일 금융투자업계와 나스닥거래소에 따르면 니콜라의 주가는 지난 14일(이하 현지 시각) 17.2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1개월 전인 지난 5월 14일 12.12달러보다 5.09달러(41.9%) 상승한 수준이다. 니콜라는 지난해 6월 4일 나스닥에 상장됐고 첫날 33.75달러까지 상승했다. 상장 후 나흘 만에 종가 기준 최고가인 79.73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공매도 투자자이자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가 니콜라가 기업 설명회용으로 공개했던 수소 트럭 영상이 사기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며 2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지난 4월 12일에는 10.98달러(종가 기준)까지 주가가 내려가며 10달러 선도 붕괴할 위험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 수요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의 영향으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인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도 전기차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계속 늘릴 것으로 예상돼 니콜라가 수혜를 입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전기차의 대표 기업인 테슬라가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의 가상화폐에 대한 언급으로 투자 리스크에 노출된 것도 니콜라가 반사이익을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니콜라의 주가 상승은 한화그룹의 한화솔루션과 한화종합화학의 이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니콜라의 지분 6.13%(2200만주)를 매수해 7대 주주가 됐다. 이후 니콜라가 상장하면서 지분율은 다소 낮아져서 5.6%가 됐다. 이 중 절반인 2.8%를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나눠서 팔겠다는 게 한화의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 번에 다 매도하는 것은 아니고 주가 상황 등을 살펴보고 분할해서 매도할 계획이고 아직 매도 시점과 매도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니콜라 주식 매도로 3분기부터 한화솔루션과 한화종합화학의 영업 외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가 2018년 당시 니콜라 주식을 주당 얼마에 매수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당 10달러 아래의 낮은 가격에 매수한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1주당 평균 4~5달러에 샀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17달러 선의 주가로만 매각해도 3.4~4.25배의 매각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니콜라의 주가가 20달러 선까지 올라가면 4~5배의 매각 차익도 가능하다.

이런 매각 차익은 기업의 영업 외 수익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돼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재무제표에 영업 외 수익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얼마에 샀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10달러 아래에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배 이상의 이익은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한화의 실적과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