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3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에도 기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400선을 회복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SVB 파산으로 외국인 팔자가 거세지며 단기 변동성이 높아질 수도 있었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해석이 더 힘을 얻었다고 분석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1포인트(0.67%) 오른 2410.60에 거래를 마쳤다.

그래픽=편집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076억원, 17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홀로 327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가총액(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하이닉스(0006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LG화학(051910), 현대차(005380), NAVER(035420), 기아(000270) 등이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9포인트(0.04%) 상승한 788.89에 거래를 종료했다. 장중에는 전거래일보다 하락해 771.03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막판 만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홀로 144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600억원, 55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2차전지 종목인 에코프로비엠(247540)에코프로(086520)는 각각 4%, 17%대 급등했다. HLB(028300), 셀트리온헬스케어, 카카오게임즈(293490), 펄어비스(263750)도 소폭 상승했다.

반면 카카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하이브(352820)가 인수를 중단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는 전 거래일보다 23.48% 떨어진 11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jyp ent.)도 8%대 하락 마감했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6.01포인트(0.67%) 오른 2410.60를 나타내고 있다./뉴스1

이날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전소로 생산이 전면 중단되면서 금호타이어(073240), 넥센타이어(002350) 등은 상승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금호타이어를 방문해 파트너십 확대를 요청한 것도 금호타이어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는 6% 가까이 급락했다.

환율은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 때문에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22.4원 내린 1301.8원에 마감했다.

시장은 일단 SVB 사태를 긴축 부담 완화 가능성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장 초반 혼조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는 미국의 적극적인 SVB 리스크 완화 개입, 금리인상 가능성 둔화, 양회 폐막에 따른 중국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면서 “달러가 장중 20원 이상 하락한 것도 이번 사태로 금리 인상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타트업 등 긴축 강화(금리 인상)에 취약한 영역에서 SVB 사태 확산의 영향력이 어떨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주식시장은 이를 긴축 부담 완화 재료로 해석할 수 있는데, 오늘 밤 연방준비제도(Fed)의 조정 여부와 14일 발표될 미국 2월 소비자 물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부담이 낮을 경우 3월 50bp가 아닌 25bp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여전히 물가가 높을 경우 연준 고민이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