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주 내 TYM 부지 전경. /TYM 제공

일명 ‘농슬라(농기계와 미국 자동차업체 테슬라의 합성어)’로 불리는 농기계 관련주인 티와이엠(TYM)과 대동 주가 추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마력을 넘어 고사양, 즉 인공지능(AI) 등 고도화된 기술을 접목한 2.5단계 자율주행 트랙터 상용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아직 저평가 국면이라고 보고,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YM(002900)은 지난 1년간 주가가 85.4% 올랐다. 3개월 수익률만 28.9%에 달했다. 대동(000490)은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약세장임을 감안하면 양호하다. 대동은 1년 새 주가가 9.4% 올랐으며, 3개월 수익률은 19.7%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 TYM과 대동을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농기계 업체 중 높은 북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자율주행 농기계’ 기술을 상용화한 기술 특화 업체들이라는 점에 있다. 대동과 TYM은 국내 농기계 업계 1~2위를 다투는 업체다.

실적도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의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농기계 부문의 최대 시장은 북미다. 지난해 우리나라 트랙터 수출 비중을 보면 미국 84%, 캐나다 4% 등 주로 북미권이다. 대동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46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TYM도 사상 첫 1조 클럽 입성이 유력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TYM의 지난해 매출 예상치는 1조1565억원이다.

대동은 해외 매출 비중이 65%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물량이 많다. 전 세계 70여개국에 트랙터·콤바인 등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60~70마력대 트랙터인 RX 시리즈가 인기가 많다. 대동에 따르면 북미 소형 트랙터(20~60마력 이하) 시장에서 대동은 점유율 기준으로 업계 4위권으로 3위를 넘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말 출시한 140마력대인 HX 트랙터를 통해 북미시장에서의 장악력을 높일 계획이다.

TYM도 북미 시장에서 트랙터 판매를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TYM에 따르면 T25(24마력) 등 중소형 트랙터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도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TYM은 미국 판매 조직도 정비했다. TYM-USA는 지난해 12월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계열사인 브랜슨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이러한 합병 법인을 통해 북미 시장 점유율(현재 10% 이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TYM은 미국 조지아주에 약 2000만달러 이상의 시설 투자를 진행, 내년 상반기 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갈라바우 전시회의 대동의 수출 브랜드 카이오티 전시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대동 제공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자율주행 트랙터’ 상용화다. 보다 더 진화한 자율주행 트랙터가 개발 완료될 경우,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대동이다. 현재 대동은 자율주행 1단계 수준의 트랙터를 판매 중이다. 나아가 2.5단계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대동은 선회, 직진 작업기 자동 조작이 되는 3단계 자율주행을 채택한 HX트랙터(100~140마력) 개발을 완료, 국내·외 시장을 개척해나갈 방침이다.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트랙터·콤바인은 AI가 작물 식재 깊이 및 간격 측면에서 최적화된 농법을 제시하고 작업 경로를 따라 스스로 주행하는 수준이다. 올해는 실증용 자율주행 4단계 트랙터를 제작해 필드 테스트도 추진한다.

TYM도 자율주행 농기계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TYM의 자회사 TYMICT는 2021년부터 텔레매틱스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트랙터 시연회를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TYM은 올해 자율주행 ‘레벨1′ 단계 트랙터 및 ‘레벨2′ 단계 이앙기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들 종목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TYM의 북미 트랙터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면서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북미 트랙터 시장에서 국내산 중소형 트랙터 입지가 강화되며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기준 주가이익비율(PER) 4배로 충분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대동에 대해 “올해 견조한 수요 속에서 북미향 트랙터 점유율 확대 및 자회사 모빌리티 사업 본격화 등에 힘입어 실적개선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