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을 철회한 국내 1위 헬스앤뷰티 기업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상장 철회 후 오히려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몸값 3조원 전망까지 나온다. GS, 롯데 등 CJ올리브영의 경쟁업체들이 연이어 사업을 철수한 것이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말쯤 상장 재추진 가능성이 있는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약 2조9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까지 평가받고 있다.

올리브영 강남타운점 외관./올리브영 제공

지난 2020년 CJ올리브영의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와 CJ는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약 1조8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당시 발행가액은 주당 16만9560원이었다. 회사의 기업가치는 신주 발행가액(1주당 16만9560원)에 총 주식수(1082만8408주)를 곱해 추산한 수치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CJ올리브영의 성장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최대 3조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CJ올리브영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호실적을 기록한데다, 경쟁 브랜드들이 사업 철수 등을 하면서 더 높은 기업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CJ올리브영은 2019년 11월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분할된 이후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조8739억원, 지난해 2조1192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올해는 아직 정확한 집계치가 안나왔지만, 예상 순이익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쟁사인 GS리테일은 17년간 운영해온 헬스앤뷰티스토어(H&B) 랄라블라 사업을 접었다. 수익성 위주로 사업 방향성을 정하며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던 사업을 포기했다. 경쟁사인 롯데쇼핑도 H&B 사업에 뛰어든 지 8년 만에 실적 부진을 이유로 H&B스토어 롭스 가두점을 모두 철수, 롯데마트 내 매장 ‘롭스플러스’로 사업 모델을 변경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CJ올리브영과 비슷한 사업모델인 H&B 경쟁사들의 연이은 철수는 분명히 회사에는 기회이자, 호재 요소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상장할 때) 예상 시총 규모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올리브영은 시장 1위 사업자로, 전체 70~8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0%, 3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CJ올리브영이 상장을 연기했으나 높은 예상 순이익을 볼 때 IPO 시장 상황이 안정될 경우 인정받은 기업가치보다 높은 밸류에 상장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