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년 8개월여 만에 2300선을 하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투자자가 순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장중 한때 반등했던 코스닥지수도 결국 약세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49.77포인트(2.13%) 하락한 2292.01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77포인트(2.13%) 하락한 2292.0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300을 밑돈 것은 지난 2020년 10월 30일(2267.15)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지수는 2330.11에 하락 출발한 뒤 2290~233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4일 장중에 기록한 연중 최저치(2276.63) 아래로 무너지진 않았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8964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48억원, 622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3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하루, 3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건 6월 16, 27일과 7월 5일 3거래일 뿐이다.

간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경기 침체 우려와 국제 유가 하락 속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5일(현지 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42% 하락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6%, 1.75%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경기 침체 우려로 8% 넘게 하락하며 배럴당 두 달여 만에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와 달리 한국과 아시아 증시는 경기 침체라는 부정적인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 시각으로 오후 3시 55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2% 넘게 하락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선전종합지수, 일본 니케이225지수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는 2.5% 하락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되면서 개장 직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2원 상승한 1308.5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한때 1311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원 오른 130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카카오(035720), NAVER(035420)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현대차(005380)삼성SDI(006400)가 각각 2.82%, 2.61%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LG화학(051910)삼성전자(005930)는 각각 1.17%, 1.40% 밀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이스즈자동차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는 6.32포인트(0.84%) 하락한 744.6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750.04에 하락 출발한 뒤, 오전 9시 50분쯤부터 반등했다. 이후 750선에서 오르내리던 코스닥지수는 장 마감을 한 시간여 남겨두고 다시 낙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개인과 기관이 각각 603억원, 3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 46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카카오게임즈(293490), 셀트리온제약(068760)이 상승했고, 알테오젠(196170)은 보합 마감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247540)은 4% 넘게 하락했고, 천보(278280)HLB(028300)는 각각 2.92%, 2.72% 하락했다. 스튜디오드래곤(253450), 엘앤에프(066970), 펄어비스(263750) 모두 약세 마감했다.

한편,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모두 상승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후 4시 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65만4000원(2.54%) 오른 2640만원대에 거래 중이고, 이더리움과 리플은 각각 3.11%, 1.46% 오르고 있다.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패션 플랫폼 기업인 알타바그룹에서 발행하는 코인인 알타바는 490% 넘게 급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