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경기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9포인트(0.17%) 하락한 2592.27에 거래를 마쳤다. 2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지수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2586.52에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2599.11까지 올랐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물에 26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한국 시각으로 이날 저녁 9시 30분에 발표될 미국 4월 CPI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전문가들은 4월 CPI는 지난달(8.5%)보다 소폭 하락한 8.1%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물가지표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와 부합하며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신호가 가시화될 경우 시장 하방 압력을 높였던 통화정책 부담 및 경기 둔화 우려 등이 후퇴하며 시장에 안도감이 유입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오늘 밤 발표될 CPI 등을 통해 물가 상승세가 잦아드는 신호가 확인되면 증시 변동성 또한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장중에는 중국의 CPI와 PPI가 발표됐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전월 상승률(1.5%)과 시장 전망치(1.8%)를 모두 웃돌았다. 중국 CPI가 2%대로 상승한 것은 지난해 11월(2.5%) 이후 5개월 만이다. 중국 PPI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7.7%)를 웃돌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457억원을 순매수 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889억원, 909억원을 순매도 하며 지수 상승을 억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엇갈렸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장중 1% 가까이 올랐지만 상승폭을 반납하며 전일과 동일한 6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장중 하락 전환하며 0.51% 내렸다. SK하이닉스(000660)LG화학(051910)은 각각 0.45%, 3.79%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10.20포인트(1.19%) 상승한 866.3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853.73에 하락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상승 전환한 뒤 850~86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오후부터는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 홀로 922억원을 순매수 했다. 오전까지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가 오후 들어 매도세로 전환하며 602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도 24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의 매수세를 이기지는 못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천보(278280)만 각각 0.10%, 1.56%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엘앤에프(066970)는 각각 3.40%, 3.26% 상승했고 HLB(028300)는 7.27% 급등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연일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11일 오후 4시 33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67% 하락한 3만8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 대장격인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3.75% 내린 2330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에 연동돼 비교적 안정성이 보장된다고 평가받던 스테이블 코인이 추락하자 투자 심리가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테라(UST)는 달러 가치와 1대 1 페깅(가치 연동)이 되도록 설계돼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최근 1달러를 유지해야 하는 UST의 가격이 0.7달러 수준으로 내려가자 스테이블 코인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도가 깨지며 관련 코인들이 급락했다. UST의 가치 보존을 위해 개발된 루나 코인은 하루 만에 가격이 50% 넘게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