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스피지수가 약보합 마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미국 국채금리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우리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0포인트(0.01%) 내린 2718.69로 마감했다. 지수는 2715.06에 하락 출발해 오후에 상승세로 접어들며 장중 한때 2724.46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272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 하락을 부추긴 것은 국내 기관의 강한 매도세였다. 국내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0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858억원, 하이브(352820)를 371억원 순매도했다. 현대중공업은 218억원을 팔았다. 그 외에도 펄어비스(263750), LG전자(066570), NAVER(035420), 한국전력(015760) 등이 기관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강한 동반 매수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749억원어치를, 외국인은 935억원어치를 샀다.

개인은 국내 기관이 많이 판 종목들을 사들였다. 삼성전자(005930)를 2110억원어치, 펄어비스(263750)를 496억원어치, 하이브(352820)를 343억원어치, LG전자(066570)를 287억원어치 샀다. 외국인은 NAVER(035420)를 414억원, 기아(000270)를 316억원, SK텔레콤(017670)을 277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63포인트(0.28%) 하락한 928.93으로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 국내 기관이 각각 1059억원, 296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 홀로 1657억원 사들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천보(278280)만 상승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 펄어비스(263750), 카카오게임즈(293490), HLB(028300) 등은 가격이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우리 증시가 하락한 데에는 여러 악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IMF는 1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제시했던 것보다 내려 3.6%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의 전망치 4.4%보다 0.8%포인트(P) 내려간 것이고, 6개월 전인 작년 10월 4.9% 성장을 예측한 것과 비교하면 1.3%P 낮은 수치다.

미국 국채금리가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에 긴축 우려도 확산했다. 간밤 미국 10년물 금리는 2.94%까지 올랐다. 이는 201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전날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국채금리 상승 압력을 부추겼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간밤에 미국 국채금리가 2.94%까지 상승하고 여전히 달러 지수가 높은 상황이다”며 “어제는 우리 증시가 반등했지만, 오늘은 여러 악재가 반영돼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약보합 마감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