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코스피지수가 1% 가까이 급락했다. 사흘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1.17포인트(0.97%) 내린 3175.85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총 9433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08억원, 576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지난 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4일 간 1조5000억원어치를 팔았지만, 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카카오뱅크(323410)였다. 총 2491억원을 순매수했다. 카카오뱅크가 전날 1조원 규모의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여파로 7.8% 하락하자, 저가 매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카카오뱅크 보유 주식을 블록딜로 처분하고자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블록딜 대상은 우정사업본부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주식의 89.8%에 해당하는 1368만383주다. 할인율은 종가 대비 9.9~13.9%로, 매매 규모는 최대 1조원에 달한다. 실무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외국인은 지난 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 간 순매수를 지속했지만, 사흘 만에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개인 순매수액 1위를 기록한 카카오뱅크로, 총 2850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배터리 관련주도 대거 팔았다. 삼성SDI(006400)는 1053억원을, LG화학(051910)은 77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I, 현대차(005380), LG전자(066570), SKC(011790) 등을 많이 팔았다. 특히 연기금은 총 1041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경영권 매각이 무산된 남양유업(003920)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남양유업은 전날보다 7.86% 내린 5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우선주인 남양유업우(003925)는 7.02% 하락한 26만5000원을 기록했다.
전날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법률 대리인 LKB앤파트너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주식 매매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매수자 측이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직 임원들의 검찰 송치 소식까지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이광범 전 남양유업 대표이사, 박종수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본부장 2명 등 모두 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월 13일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의 요거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면역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급등에 대한 우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상승세가 심화하면 중앙은행이 긴축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2.3%)부터 5개월 연속 2%를 넘고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월에도 장마와 추석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나자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까지만 해도 1155.6원을 기록했으나, 오후 들어 반등하며 전날보다 0.13% 높은 1161원으로 마감했다.
한편, 증시와 다르게 암호화폐의 가격은 대체로 상승하고 있다. 오후 4시 18분(한국 시각)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95% 오른 5만173.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과 카르다노는 각각 6.57%, 9.36% 상승하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5.5%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