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47포인트(0.91%) 내린 3224.95로 마감했다. 지수는 0.30% 오른 3264.07로 출발해 장중 3265.99까지 올랐다. 23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지수가 4거래일 연속 오르며 나란히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오전 중 하락 전환해 오후까지 하락 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723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82억원, 337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0.9% 넘게 빠진 것은 중국 증시 급락과 함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망 속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34% 하락 마감했으며 홍콩의 항셍지수는 3%대 급락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미 FOMC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관망심리가 유입됐고 중화권 증시 급락 여파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외국인이 선물에서 1조원 이상 순매도한 것도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이날 개최된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두 나라는 날선 발언을 주고 받았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텐진에서 열린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미중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라며 “이는 근본적으로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셰펑 부부장은 미국이 마치 중국의 발전만 막으면 자국의 국내외 난제를 모두 쉽게 해결하고 미국 패권시대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착각하는 듯하다고도 했다.

최근 사교육과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예고도 중화권 증시 급락에 영향을 줬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정 최고기관인 중공중앙위원회와 국무원 판공청은 지난 24일 중국에서 사교육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의무교육 단계 학생 숙제·외부 학습 부담 감소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또 중국은 최근 텐센트를 비롯해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급성장한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7월 FOMC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테이퍼링 이슈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데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도 낮아지자 연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 ‘물가 수준이 예상보다 높지만 고용 회복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 입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6월 FOMC보다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NAVER(035420)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5일 이후 ‘7만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이어지자 의료정밀 업종이 2.52%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87포인트(0.75%) 내린 1047.63으로 마감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전 상승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장중 1059.91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미중 갈등과 중국시장 하락 영향으로 낙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2315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20억원, 37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관련주인 비덴트(121800)위지트(036090)가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올해 안에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덴트는 전 거래일 대비 16.21%, 위지트는 7.33% 급등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아마존은 비트코인 결제를 추진하면서 가상화폐 결제에 진출할 예정이다. 매체는 익명의 아마존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마존이 연내 비트코인 결제를 수락할 계획”이라며 “다른 암호화폐를 추가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지난 23일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 전문가를 채용하는 공고를 올렸다.

비트코인은 아마존 결제 추진 소식에 26일 다시 개당 4만달러(약 4620만원)를 넘보고 있다. 오후 4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빗썸·코빗·코인원·업비트에서 4480만원~4500만원 사이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12% 넘게 오른 수준이다.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10% 가까이 올라 273만원~274만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