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실적 기대감으로 오른 미국 증시가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비롯해 경기 정점 통과(피크아웃) 등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연고점을 새로 썼다.

코스피가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1포인트(0.13%) 상승한 3254.4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253.44에 상승 출발한 지수는 3240선 후반대에서 3260선 초반대를 오르내렸다. 장중 한때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결국 반등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주간 실업지표 등 경제지표가 부진했지만, 다음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유입된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893억원, 1629억원을 순매도했다. 장 초반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은 장중 순매도로 돌아섰고, 외국인은 순매도 규모를 점차 늘려갔다. 기관은 홀로 2632억원을 순매수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애플(0.96%), 아마존(1.47%), 마이크로소프트(1.68%), 알파벳(0.68%), 페이스북(1.43%) 등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돼 이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며 “미 증시가 이런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한 점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흐름은 엇갈렸다. NAVER(035420)(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각각 2.73%, 1.36%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셀트리온(068270) 등은 약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지수 호조로 상승한 지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서 연구원은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반도체칩 수요 급증이 단기적일 수 있다는 우려에 5% 넘게 하락했다”며 “마이크론, 인텔 등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부에서는 당장 글로벌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델타 변이를 비롯해 경기 회복 모멘텀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대훈 SK증권(001510) 연구원은 “매크로 측면에서 경계감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가 다수 예정돼있어 다음 주에도 증시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이슈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환차손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낮아질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5포인트(0.50%) 상승한 1055.5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6거래일 만에 지난 13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고점(1054.31)을 경신했다. 장중 한때 1059.18까지 오르면서 장중 기준 연중 최고가도 새로 썼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563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99억원, 5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카카오게임즈(293490), 에코프로비엠(247540), CJENM 등이 강세로 마감했다.

주요 암호화폐는 전날에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후 4시 3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21만3000원(0.56%) 오른 3824만3000원에 거래됐고, 이더리움은 7만7000원(3.26%) 오른 243만600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