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최근 두 달간 금융감독원에서 MZ세대(밀레니엄+Z세대)에 해당하는 4급 직원 4명이 민간 금융사와 대형 로펌 이직을 위해 퇴사했다. 과거에는 주로 국·실장급이 퇴사해 민간 기업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면, 최근엔 젊은 직원의 퇴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정부가 최근 공개한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감원 퇴직자 13명이 취업 심사를 받았다. 이 중 절반인 6명이 3·4급 직원이었다. MZ세대에 해당하는 4급은 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취업 심사를 받은 3·4급은 2명이었다. 금감원은 4급부터 공직자윤리위 재취업 심사를 받는다.

이번에 퇴사한 4급 직원 4명은 케이뱅크(차장), JB금융지주(부부장), 두나무, 법무법인 광장 등으로 각각 이직했다. 3급 퇴사자 2명은 각각 두나무(실장)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과거에는 국·실장 직원이 퇴사해 민간 기업 임원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MZ세대 이탈이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3·4급은 입사 5~15년 정도의 ‘허리급’ 직원으로 대부분 각 부서에서 실무를 맡고 있다. 금감원 대졸 신입은 5급부터 시작해 5년 정도 근무하면 4급 선임조사역으로 승진한다. 선임조사역에서 3급 수석조사역으로 승진하기 위한 최소연한은 7년이다. 승진이 빠른 직원은 12년 만에 3급 승진이 가능하다.

금감원도 MZ 직원들이 금융사 실무급으로 이동하는 최근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 퇴직자 49명 가운데 2030세대는 13명(26.5%)에 달했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금감원을 떠난 2030세대는 매년 3~4명에 불과했지만 2022년(12명)에 이어 지난해(13명)에도 두 자릿수 퇴사자가 발생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민간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보수적인 조직 문화, 강한 업무 강도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금감원은 전략과 조직, 인사·문화 등 3개 부문에 대한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기로 하고 업체 선정에 나섰다. 금감원은 이번 컨설팅으로 직원 동기 부여와 조직 활력을 높이기 위해 인사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확산하기로 했다. 업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금감원이 외부 컨설팅을 받는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