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298000)이 산업용 특수가스 사업부 분사 및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UBS를 자문사로 선정, 관련 절차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용 가스로 회수 대박을 터트린 IMM PE를 따라 ‘제2의 에어퍼스트’를 찾는 사모펀드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효성화학 홈페이지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최근 스위스 IB UBS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는 특수가스 부문의 분사 및 대규모 투자 유치 절차를 본격화했다.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신설해, 최대 5000억원 규모 신규 자금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화학은 2018년 효성그룹 화학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했다. 화학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을 주력으로, 나일론 필름과 NF3 가스 등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다만 PP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지난 3분기 28억원 손실을 냈다. 2021년 3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적자다.

효성화학은 PP에 가려졌던 특수가스 부문을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NF3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 세척용 고순도 가스로, 효성화학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동안 특수가스 부문만큼은 흑자였다.

최근 반도체 호황 등으로 특수가스 시장이 조명받고 있는 것도 이번 분사 및 투자 유치에 영향을 미쳤다. 가령 IMM PE는 지난 6월 산업가스 제조업체 에어퍼스트의 일부 지분(30%)을 블랙록자산운용에 1조1000억원에 매각, 투자 원금에 버금가는 회수 성과를 올렸다.

시장에선 효성화학이 자문사에 UBS를 발탁, 국내 사모펀드는 물론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UBS는 국내에선 IB 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와 합병 이후 IB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이경인 UBS 아시아 부회장. /UBS 제공

특히 효성화학은 지난 3월 UBS 아시아 부회장으로 이경인 CS 한국 대표가 이동했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비롯해 보안 업체 SK쉴더스 매각을 자문한 인물로 꼽힌다. 에어퍼스트 소수 지분 매각도 자문한 바 있다.

효성화학의 이번 투자 유치 추진에 사모펀드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효성화학이 연간 8000t 규모의 NF3 생산설비를 갖춘 만큼, 영업망 확대만으로 상당한 회수 성과를 낼 수 있어서다. 회사 측은 기업가치 1조원에 최대 49% 지분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국내 한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약 5000억원 수준 신규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안다”면서 “앞서 IMM PE가 에어퍼스트 지분 30% 매각으로 얻은 회수 성과를 활용해 올해 기관 투자자 출자 사업에서 우위를 점했던 만큼, 많은 사모펀드가 참여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