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 위믹스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코인원이 최근 재상장하기로 하면서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역시 재상장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거래소 수익이 급감하고 있는데, 위믹스를 재상장하면 상황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위믹스가 상장 폐지 처분을 받은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 다시 상장하면서 상장 폐지 관련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인원은 지난 16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위믹스 종목의 원화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거래 재개 배경에 대해 코인원은 위믹스에 대한 신뢰 훼손 문제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앞으로 이전과 같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위메이드로부터 서류를 추가로 받았다”라며 “검토 결과 발생했던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됐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과거 위믹스는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 차이가 있었다. 위메이드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이 포함된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에 지난해 10월 말까지 2억4958만개의 위믹스를 유통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실제로는 7245만개를 더 유통한 것이 드러나 결국 상장 폐지 순서를 밟게 됐다.

코인원이 위믹스 재상장에 나서자 다른 거래소도 상장에 고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코인원 외에도 원화마켓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넣었는지 말할 순 없지만 위믹스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들이 상장을 고민하는 이유로는 위믹스를 통한 수익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대개 가상자산 거래소 수익의 98%는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수수료부터 오는데, 국내에서 발행된 코인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위믹스를 품에 안는다면 성장 동력을 재차 얻을 수 있다.

20일 오후 1시 48분 기준, 위믹스 전체 거래 점유율 중 22.70%는 코인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마켓캡 캡처

실제로 가상자산 전문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위믹스 전체 거래 중 2위 거래소는 코인원으로, 이날 오후 1시 48분 기준으로 전체 점유율 22.70% 정도로 나타났다. 다른 거래소 입장으로서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자세한 수치는 알려지진 않았으나, 위믹스 보유자 수는 한때 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실 상장 폐지 결정은 거래소 입장으로서는 ‘제 살 깎아 먹기’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위믹스를 상장할 후보로 거론되는 가상자산거래소는 빗썸과 고팍스다. 빗썸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 2021년 10월 빗썸코리아 이사회에 합류하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한 거래소들이 위믹스 상장 폐지를 논의할 당시, 빗썸은 초반에는 반대 의견을 내비쳤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고팍스는 다른 거래소와 다르게 위믹스를 상장한 적이 없어 재상장 논란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다만 다른 거래소들이 위믹스 상장에 나설 경우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를 재차 상장한다면 애초에 왜 위믹스를 폐지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믹스가 문제를 일으킬 경우, 코인원 역시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 교수는 “코인 상장과 폐지 권한은 거래소에 있는 것이기에 코인원의 결정이 크게 잘못했다곤 볼 수는 없다”며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다시 거래를 지원한 만큼 이에 대해 보다 자세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 업체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는 “거래소들의 위믹스 폐지는 한날한시에 일어난 반면 상장은 코인원 혼자 하게 됐다”며 “이는 거래소들 역시 상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보이는 데, 만일 위믹스가 문제를 다시 일으킨다면 코인원은 오로지 돈을 벌 목적으로 상장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