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리볼빙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 지난 3년 반 동안 12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관련 이미지. /조선DB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는 2019년 1월부터 올 8월까지 리볼빙 서비스의 홍보·판촉비로 119억7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비용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7개사의 리볼빙서비스 홍보·판촉 비용은 2019년 224억8000만원에서 2020년 304억1000만원, 2021년 393억2000만원 등으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카드사들은 8개월 만에 271억1000만원을 리볼빙서비스 홍보·판촉 비용으로 썼다.

리볼빙은 가입자가 신용카드 대금을 해당 결제월에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연체 기록 없이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결제대금을 미룰 경우 결제성 리볼빙, 대출금을 미루면 대출성 리볼빙으로 분류된다. 당장 연체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10% 후반대에 이르는 높은 수수료를 물어야 해 주의가 필요하다.

올 1분기 말 기준 평균 수수료율은 롯데카드가 18.5%로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17.4%), KB국민카드(17.0%), 신한카드(17.0%) 등이 17%대를 보였고 현대카드가 16.8%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15.0%, 14.8%였다.

카드사들은 리볼빙 서비스 홍보를 위해 한 달에 1~2번 홍보 문자를 발송하고 상품권이나 포인트 등 여러 판촉활동을 펼쳐왔다. 그 결과 2020년 말 246만9000명이던 리볼빙 이용자 수는 지난 7월 말 기준 273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월잔액은 5조3900억원에서 6조6700억원으로 치솟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자율적인 리볼빙 수수료율 인하 경쟁을 촉진하고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리볼빙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8월 말부터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주기가 기존 ‘분기별’에서 ‘월단위’로 바뀌었다.

또 11월부턴 리볼빙 설명서에 카드사의 금융상품과 서비스 중 리볼빙을 대체할 수 있는 분할납부·카드론 등의 금리수준과 변동·고정금리 여부를 비교·안내하도록 했다. 다양한 대체상품의 금리를 비교·제시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최승재 의원은 “금리인하요구권은 연 1~2회 안내하면서 리볼빙 서비스는 월 1~2회씩 홍보하고 있다”며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율이 워낙 높아 취약계층에게 특히 위험한 만큼 금융당국과 카드사는 불완전판매가 일어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