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자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금융소비자들이 온라인 대출 비교 플랫폼을 찾고 있다. 4대 시중은행과 달리 오프라인 점포와 인지도가 적은 외국계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출 비교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이익을 늘리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은 웹·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여러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대출 상품을 비대면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377300)·토스·핀다 등 핀테크 업체들이 대출 중개를 하면, 제휴 금융사가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전까지는 ‘대출 모집인은 1개 금융사 상품만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인 ‘1사 전속주의’ 규제가 있었지만, 2019년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라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주요 대출 비교 플랫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핀크, 핀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각 사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대출 상품을 확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의 올해 1분기 대출모집법인은 총 7곳으로, 직전 분기(2021년 4분기)보다 3개 더 확대됐다.

기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1곳이던 담보대출 연계 채널은 뱅크몰과 베스트핀이, 토스·카카오페이·NHN페이코 등 3곳이던 신용대출은 핀다가 추가됐다. SC제일은행이 지난 2020년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처음으로 온라인 대출모집법인 위·수탁 계열을 체결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런 전략은 금리 인상기 속 대출 비교 플랫폼을 이용하는 차주가 늘면서 대출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의 대출모집법인 총 취급금액은 올해 1분기 727억9930억원으로, 전년 동기(52억2500만원) 대비 약 13배 늘었다. 직전 최대치인 지난해 4분기 614억3980만원보다도 18.4%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이은현

그러나 주요 시중은행의 참여율은 아직 저조하다.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신한·우리·하나은행과, 핀다가 하나은행과 제휴하고 있을 뿐 다른 곳은 대부분 대형 은행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핀테크에 여신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굳이 수수료를 내며 판매 창구를 더 늘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1금융권에서 4대 시중은행을 제외한 대출 비교 플랫폼 입점 금융사들이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했다고 보고 있다. 대형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영업망이 작은 금융사의 경우 비대면 창구 공략이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국내 영업점포 수는 각각 ▲KB국민은행 874개 ▲신한은행 740개 ▲우리은행 768개 ▲하나은행 607개 등이다. 반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189개, 지방은행의 경우 ▲대구은행 212개 ▲부산은행 212개 ▲광주은행 143개 ▲경남은행 132개 ▲전북은행 92개 등이다. 카카오뱅크(323410)와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모두 영업점포가 1개뿐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대출 비교 플랫폼을 찾는 금융소비자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올해 추가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은행에서 나간 대출만 3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고, 올해는 더 늘 전망”이라며 “대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 역시 상품을 더 많이 확보해 몸집을 키울 수 있어 금융사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