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금리 경쟁력을 내세우던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323410)·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공격적으로 고금리 상품 특판을 진행하거나, 여신 분야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의 금리를 인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최근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여신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여신 잔액은 26조9504억원으로, 6월 말보다 1341억원(약 0.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4300억원(약 4.92%) 늘어난 9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애플리케이션(앱). /박소정 기자

올해부터 여신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토스뱅크는 잔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5320억원이던 토스뱅크의 여신 잔액은 지난 6월 4조20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약 7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최근 7개월 동안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반대되는 행보다.

은행권에선 이같이 상반되는 결과가 나온 배경으로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력하는 여신상품이 다른 점을 꼽았다. 중저신용자 위주 대출을 취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생활비 및 긴급자금 목적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 반면 주식·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고신용자들이 투자 목적의 대출을 줄여 이들이 주 고객층인 시중은행의 실적은 낮아졌다.

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 지난 2월 주담대를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6월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하했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전세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41%포인트 인하했다. 토스뱅크는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출시 4개월여만인 6월 말 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은 수신 분야에서 다른 흐름이 펼쳐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시중은행에서도 금리 3%대 예금이 많아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을 유인할 금리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고안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일러스트=정다운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으로, 최고금리는 연 3.60% 수준이다.

이어 ▲신한은행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연 3.40%)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연 3.30%) ▲KB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연 3.2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금리는 연 3.00%,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2.5%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 그만큼 고객에게 내주는 이자 비용도 늘어나기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라며 “고객 이탈 가능성에 최근엔 상품에 재미요소를 더하거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