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기준금리가 2년 반 만에 역전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말 2% 후반에서 3%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 기조 속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의 이자 부담을 낮춰줄 ‘안심전환대출’이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이 상품은 시행 시기에 따른 금리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결정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가 4억원 미만 주택 소유자(대출 2억5000만원 이하)로서 부부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차주는 오는 9월부터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 금리는 신청 시점인 9월 보금자리론보다 0.3%포인트(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달 보금자리론 금리가 4.60~4.80%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해당 금리가 연 5%를 돌파한다고 해도 4%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주택 담보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뉴스1

그런데 이 상품을 두고 일각에선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수도권 지역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부턴 주택가격 조건을 9억원으로 높이고, 소득 제한을 두지 않는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일반형은 5억원 한도 내에서 보금자리론보다 0.1%p 인하된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금리 인상 추세를 고려하면 9월 출시되는 우대형과 내년 예정된 일반형의 금리 격차가 상당히 벌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출시 시점이 내년부터인 만큼 예상 금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3.35%였던 30년 만기 보금자리론은 금리는 이달 4.8%까지 올랐다. 6개월 새 1.45%p 증가한 것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기정사실로 된 만큼, 국채 5년 물의 영향을 받는 보금자리론 금리 역시 오를 가능성이 사실상 예고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게 되면, 최소 4%대 후반 최대 5%대의 고정금리를 적용받게 된다”면서 “만약 추후 금리 인하기가 올 경우 해당 금리가 대출 기간동안 고정돼 오히려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금리상한형 주담대가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변동금리 주담대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금리 상한을 0.45~0.75%p로 제한하는 상품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기에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통상적으로 고정금리보다 낮은 변동금리 상품이라 추후 금리가 하락하면 그만큼 효과를 볼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은행들은 최근 잇달아 이자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 6월 말 기준 5% 초과 금리로 주담대를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5%로 일괄 감면 조정해 1년 지원하는 등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를 지원하고,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5%p, 0.55%p 인하했다.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등 지방은행도 금리상한형 주담배 연간 금리 상승 폭을 축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금융 취약 차주를 보호하기 위해 은행들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면서 “차주마다 주택 가격, 소득 범위 등 세부 조건이 다르기에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